섹션

美 의회, 中 환율조작국 지정 연기에 반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환율정책 보고서 발표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의 환율 전쟁은 한숨을 돌렸지만, 미 의회에서는 반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해외 주요 외신은 3일(현지시간)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이달 15일 발표 예정된 환율 정책 보고서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앞으로 석 달간 진행될 양국의 고위급 회담에서 각국의 경제가 좀 더 균형 있게 하는데 있어 위안화 절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중국에 보다 유연한 환율 정책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은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핵 정상회담을 위해 이달 12~13일 워싱턴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후 며칠이 지난 후에 나온 것이다.

중국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연동하며, 약 2년 동안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8 위안 수준에서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라는 여론에 시달려왔지만, 양국의 무역마찰을 의식한 듯 아직까지 상호 협의에 무게를 두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다만, 가이트너 장관의 발표에 미 국회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알렌 스펙터 미국 민주당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 보고서 발표 연기는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스펙터 의원은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미국은 철강 산업에만 많은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진타오 주석의 핵 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중국 달래기로 환율 문제에서 물러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환율 정책 보고서 연기가 최근 중국이 이란의 핵개발 제재를 가하자는 미국의 요구에 동참하는 쪽으로 돌아선 데 대한 화답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의회의 반발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의회의 움직임에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NEC) 의장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환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이란 문제가 보고서 연기의 이유는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