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4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2년9개월 만이다. 2007년 7월 당시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을 'A3'에서 'A2'로 올린 바 있다. 한국 신용등급이 A1로 올라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3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유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세 ▲건전한 재정상태 등을 꼽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무역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순매수, 위안화 절상 가능성 속에 진행되고 있는 원화 강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흐름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원화 강세 이유로 ▲과거 신용등급 추이에 따른 원화 흐름 ▲달러 수급 호전과 관련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및 WGBI(씨티그룹 세계국채지수) 가입 기대감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 기대감 등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은 2000년 이후 신용등급 상향 조정 시마다 저점을 낮춰왔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MSCI 및 WGBI 가입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에 달러가 공급될 여지가 많아졌다.
나아가 이번 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통화의 동반절상 기대감을 확산시킬 공산이 크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 7월에 등급이 상향 조정되자 코스피지수에 단기간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2개월 후인 9월이었다"며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투자부적격에서 적격으로 상향조정된 것이 아니고 투자적격 등급 내 상승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신용등급 상향 수혜주로 금융업종을 지목했다. 현대증권은 "해외 조달금리가 낮아져 금융업종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업종은 과거 4차례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후 1달 동안 평균적으로 코스피지수 대비 4.3% 초과 상승한 바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동부증권은 "원화채권의 매력도가 더욱 높아졌다"며 "유럽발 신용위기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한국 채권의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신용등급 상향이 낳은 원화 절상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 자금을 유입시킬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수출 경쟁력 우려, 인플레 압력 경감 등으로 결국 금리 하락 압력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