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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없는 산행, 관절에 고행길 될라”

봄은 등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자, 산악사고 발생위험이 가장 큰 계절이기도 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산악사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2007년 980건에서 2008년 1천174건, 작년 1천295건 등으로 연평균 15%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겨우내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산을 찾게 되는 봄철, 그 중 5월이 산악사고 발생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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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계절의 변화를 감상하며 육체와 정신건강을 모두 돌볼 수 있는 운동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걷기’가 기본인 등산이지만 코스에 따라 비교적 장시간 동안 경사지고 울퉁불퉁한 바닥을 걸어야 하므로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낮은 기온에 적응돼 있던 뼈·관절·인대 등은 충격흡수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거나 파열될 수 있다. 산을 오를 때보다는 특히 하산 시의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산을 오를 때에는 보행 속도가 느리고, 발바닥 전체를 디디며 걷기 때문에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이 적은 편이다. 반면 하산 시에는 발의 앞부분이 지면에 먼저 닿은 뒤 발뒤꿈치가 지면에 닿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신체 불균형 상태가 반복되면 관절에 미치는 충격은 커지고 낙상사고의 위험성도 커진다. 만일 산행 중 낙상사고를 당한 경우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절이 의심될 경우 손상 부위를 잘못 건드리게 되면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염좌 시에는 냉찜질을 통해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냉찜질 시 환부는 물론 환부 주위까지 넓게 찜질하는 것이 좋고, 20~30분간 찜질 후에는 잠시 쉬었다가 반복해야 동상을 방지할 수 있다. 특별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등산 후 무릎이 힘없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쪼그려 앉기가 어렵고,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허벅지와 무릎 뼈 사이에 있는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된 경우 무릎 관절에서 쿠션역할을 해주지 못해 손상부위가 점차 커지고 결국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전문 튼튼마디한의원 민유식 원장은 “평소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등산보다는 평지에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평지에서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은 무릎 관절과 관절주위의 근육을 강화하기에 좋은 운동이다. 관절 상태가 어느 정도 호전되었다면 낮은 산부터 오르고, 끝까지 올라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시한다”고 조언했다.    전지선 기자 jsjeon@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