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IFRS)을 조기에 도입한 삼성전자, LG 등에서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규모 연결회사가 빠져나간 경우 자본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회사 지배주주의 자본이나 당기순이익에는 변화가 크지는 않았다.
27일 금융감독원은 IFRS를 조기 적용 기업이 공시한 2009년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IFRS 도입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IFRS 도입으로 각 회사의 기존 회계기준(K-GAAP)에서는 그동안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던 자산 100억 원 미만 소규모 기업 등이 다수 추가됐다. IFRS 연결기준은 지분율 50% 이상의 자회사를 포함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연결대상 기업수는 116개사로 기존 회계기준을 적용하던 때에 비해서 98개사에 비해 18개사가 증가했다. 삼성카드(지분율 35.3%)가 빠진 대신 그동안 제외됐던 자산 100억원 미만인 19개사가 새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LG의 경우는 연결대상 기업이 기존 162개사에서 29개사로 대폭 줄어들었다.LG전자(34.8%), LG화학(33.5%), LG텔레콤(37.4%), LG생활건강(34.0%) 등 대기업과 종속회사 133개가 지분율 미달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들 두 회사를 포함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8개사(증가 5, 감소1, 불변2)의 전체 연결대상 기업수는 400개사에서 294개사로 26% 감소했다. 대부분은 소규모 회사가 새로 연결대상에 포함돼 연결대상 회사가 늘었지만, LG의 대폭 감소로 전체 연결대상 기업 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IFRS 도입에 따라 자본과 손익을 계산할 때 실질지배력 없는 종속기업이 제외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LG는 21조1000억 원, LG전자는 6조5000억 원, 삼성전자는 2조7000억 원으로 자본이 감소했다. 금감원은 "이들 기업은 연결에서 제외된 회사가 대규모 회사인 경우가 많아 자본 및 당기순이익이 연결재무제표에서 차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지배주주 지분의 자본 및 당기순이익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연결에서 제외된 종속기업의 경영성과가 지분법에 따라 지배회사 지분만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비지배 지분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4694억 원 감소했지만, 지배주주 지분의 당기순이익은 779억원 감소해 그 영향이 미미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분·반기보고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부실 기재한 기업에 대해서는 설명회, IFRS 멘토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