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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저축은행‘운명의 날’…‘중견기업’ 살생부 포함될 듯

건설사 구조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건설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늘 오후 3시 은행회관에서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명단 발표가 예정되며 건설사 및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실 대출채권 처리를 위한 3조원 가량의 공적자금 투입 여부도 오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시공능력 300위권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라 퇴출 건설사와 회생 건설사가 결정되게 된다. 채권은행들은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A, B, C, D 등 네 등급으로 분류하고, 이중 C, D 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은 각각 워크아웃 및 퇴출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오늘 구조조정에서 20∼25개 건설사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심판의 날을 기다리고 있는 건설사들은 다소 긴장된 반응을 보이며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관계자는 “채권은행 간 구조조정 대상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라며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 오늘은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 발표는 채권단 대표은행이 구조조정 현황을 발표하고 금감원이 후속조치를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상 업체의 경영활동과 재산권 침해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어 회사 이름은 발표하지 않고 대상 업체 수만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구조조정 건설사 발표와 동시에 금감원이 공적자금위원회를 열어 60여개 저축은행의 부실 PF채권 매입을 위한 구조조정 기금 투입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부와 저축은행업계·자산관리공사는 금융감독원의 673개 PF사업장 전수조사 결과,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3조원대의 저축은행 PF채권을 모두 캠코에 매각하기로 의견을 일치시키고 최종 조율 중이다.

캠코가 사들이기로 한 PF채권 3조원은 저축은행업계 PF 총대출잔액(3월말 현재 11조9천 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저축은행들은 이를 지원 받아 오는 8월까지 부실채권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건설업종 전반에 걸쳐 불신감이 팽배한 상황이지만 이번 구조조정 명단 발표가 업황부진에 따른 불신감을 다소 낮출 것으로 기대돼 명단에서 빠진 상장사들은 시장의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살아남은 기업은 하반기 집중될 부동산 시장 부양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건설업계 자정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들은 다만 하반기 출구전략에 따라 기준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낼 경우 B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이 금융비용 부담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릴 수 있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