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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전망] 건설株, DTI보다 '미분양 해소'가 관건

GS건설이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900여억원, 영업이익 2800여억원 등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신규수주가 1분기 2조3810억원에서 1조7080억원으로 28%나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586억원에서 1522억원으로 4% 감소했다. 이를 반영해 주가는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건설주 주가는 최근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면서 19일 증시에서 강세를 보였다. 20일에는 규제완화에 보다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건설 위주의 중견 건설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규제 완화가 장기간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건설사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미분양 물량 해소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규제 완화, 밸류에이션 영향은 미미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명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업종이 건설"이라며 "지금 건설업종의 주가는 논하는데 있어서 시장의 자생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3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호황기에 정부가 각종 규제를 내놓아 과열 억제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주택 가격은 정책을 비웃듯이 올라가기만 했다. 반대로 금융위기 이후에 건설 경기는 각종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살아날 줄을 몰랐고 4대강이나 SOC 발주 등 공공 부문 모멘텀이 있는 회사나 중동 플랜트 수주 등 해외 모멘텀이 좋은 회사만 선전해 왔다.

김열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분양 물량이 심각한 지방과 신규분양은 DTI 규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규제가 완화돼도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 물량을 조절하면 내년 상반기에 분양공급량이 줄기 때문에 이때 규제 완화 효과는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완화, 주가 모멘텀은 될 듯

 박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부 주도주가 쉬어가는 타이밍에 증권에 이어 건설주까지 움직이기 시작해 단순 순환매 정도로 대응할 것인가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비에 비중을 충분히 담아갈 것인가 여러 모로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대형사로서 시장 지배력을 누릴 수 있는 건설사들이기 때문에 현재 건설주 자체가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와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투신권의 건설주 과소편입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박 연구원은 "2008년 말 건설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3.7%였는데 당시 투신권이 건설업종 비중을 시가총액 비중과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이후 매매동향으로 추산해 볼 때 현재 투신권의 포트폴리오 내 건설업종 비중은 2.0% 정도까지 낮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투신권은 2008년 12월 이후 건설업종을 1조원 이상 내다 팔았다. 결국 건설업종에 모멘텀이 발생했을 경우 과소편입을 해소하기 위한 매수 움직임이 투신권 중심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미분양 해소 

국토해양부 발표에 다르면 지난 5월 미분양 물량은 서울과 경기권의 경우 공급 폭주로 작년 말에 비해 각각 8.5%, 15.6% 씩 늘었지만 부산과 인천, 광주, 대전 등이 각각 21.0%, 26.4%, 18.3%, 19.1% 씩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부산과 대전은 가격 상승세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준공 후 미분양 등 악성재고에 해당하는 물량은 거의 소진되지 않고 있으나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등 경북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분양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단 전체 미분양 물량은 11만건에 육박하고 있어 아직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나 이는 07년 12월 말의 11.2만건에 비해 소폭 낮아진 수치이며 작년 말에 비해 10.4%가 줄어들었다.

박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자생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국내 주택 수급"이라며 "최근 부산과 대전 등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지역에서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모습은 규제완화보다 장기적이고 큰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