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에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주택사업을 주도해온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성남시 주택재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부채만 110조원이 넘는 심각한 재정난을 드러냈고, 최근 리비아와의 외교마찰로 현지에서 진행 중인 건설사업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DTI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큰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일련의 사태들로 국내주택시장 불황의 심각성이 드러난 만큼 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적 고려와 맞물려 물 건너갔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업종은 28일에도 하락세를 보이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LH 사업장 철수, 주택시장 현주소
지난해 10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해 출범한 LH는 2007년 18.4%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2009년 7.0%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 역시 2007년 2.9배에서 2009년 1.2배로 크게 하락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5년부터 급증한 자산증가와 이를 위한 부채증가가 주된 원인"이라며 "2004년 대비 자산과 부채는 각각 223.2%, 541.4%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이자비용 역시 18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H의 2009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524.5%에 이른다.
LH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의 경우 중소형 건설사와 대형 건설사의 경우 각각 2005년과 2006년을 기점으로 하락했지만 LH공사의 경우 2004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2009년에는 중소형사와 비슷한 수준인 1.2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변 연구원은 "이는 택지개발, 세종시, 혁신도시, 임대주택건설 등 대규모 정책사업 추진에 따른 소요자금의 외부의존도가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최근의 거래부진이 소비자들의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LH공사의 사업 철수 이슈는 당분간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변 연구원은 이어"최근 거래량이 감소하지 않는 지방의 경우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인 반면, 수도권의 경우 거래량 감소와 더불어 가격이 약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09년초 이후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금융위기로 인한 주택가격 메리트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주택거래 활성화에는 일정 정도의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규제에 눌린 투자심리
2010년 5월 주택 거래량은 6.2만호로 고점인 2006년 11월 15.2만호 대비 40.8% 수준이다. 주택가격은 3월부터 지속적으로 내림세였다.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은 한마디로 침체기라고 할 만한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완화책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심지어 정책당국자의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의 기대는 규제완화 효과에 대한 의심에도 불구하고 최고조에 달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면서 주가는 이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건설업체의 2분기 실적도 실망스러웠다.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4% 감소한 467억원으로 당초 시장 예상치인 808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계룡건설도 2분기 영업이익과 신규수주액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7.0%, 71.2% 감소했다.
시장 수요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정책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시장 수요자들이 적극 수요에 나서기보다 값싸게 살 수 있는 물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대기 수요자들이 전세에 대한 수요로 몰리면서 전세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불발한 DTI 규제완화와 같은 주택관련 금융 규제 등이 시장의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특히나 투자심리를 강하게 위축시키고 있다.
정상엽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부 보금자리와 DTI, 두 축으로 시장을 누르면서 펀더멘탈보다 센티멘탈 영향으로 시장 침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감안한다면 4분기 내에는 규제완화가 시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