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출범초기부터 움직임을 보였던 우리금융민영화 방안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지난 30일 윤곽을 드러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30일 22차 위원회를 개최하여 ‘우리금융지주 매각방안 및 매각주관사 선전기준안’을 보고 받고 이를 심의, 의결하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민상기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민영화를 했다는 것을 누가 보기에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매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지분이 30% 이내가 되면 국민들도 민영화에 공감할 것”이라며 “현재는 정부 지분이 절대적이므로 모든 경영의 가이드 라인에 의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정부가 MOU를 해제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분을 매각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민영화 매각방안은
우리금융지주 매각방안은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하되 2단계 입찰방식(예비입찰, 최종입찰)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방은행은 지주사내 시너지가 낮은 반면 분리매각 시 매각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고, 지방은행과 지주사를 매각하는 순차매각할 경우 일정이 지연될 수 있어 지주사와 지방은행(경남, 광주은행)의 매각을 병행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합병하고, 지방은행은 ‘50%+1주’ 이상의 지분매각 또는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공자위는 다음주부터 경쟁입찰을 통해 국내사 2개, 외국사 1개 등 3개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키로 했다.
민 위원장은 “공자위원들은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소수지분 매각성공으로 예보지분이 50%대로 감소해 민영화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2001년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10년에 가까운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시도라 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통 민영화에 1년가량이 걸리지만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 안에 최종입찰 경쟁을 하는 리스트가 확정될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를 바탕으로 2개월 안에 선정해 모든 것이 내년 1분기 내에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민영화 지주사 유력
현재 매각가 7조원에 달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나설 수 있는 지주사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뿐인데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이미 취임일성을 통해 KB금융이건강해지는 게 먼저라는 소신을 펴며 우리금융 인수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하나금융지주
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합병 등을 통한 은행 덩치 키우기를 기회가 날 때마다 거론하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 늦어질 수도
하지만 이번 발표에도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 지주와 2개의 지방은행을 분리해서 매각한다는 방안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은 없었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에 대한 발표는 민영화 의지를 표명한 선언적인 의지로 보인다”며 “민영화가 완료되기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행 매각이공적자금 회수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중요한 것은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처리 방법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지분매각과 합병 등의 방식은 인수자에게 떠넘기기로 했기 때문에 민영화는 또 한번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또한 공자위에서 발표한대로 내년에 우리금융 민영화가 현실화 되더라도 민영화 후 구조조정에 대한 후폭풍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금융노조는 대형은행화를 계속 주장할 경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표명하고 나섰고 2012년 총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