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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표명했다.
어 회장은 2일 서울 명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수전 입찰 참여는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현재로선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KB금융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다른 회사를 흡수합병 할 수 있겠느냐" 반문하며 "인수전 참여는 KB금융이 건강해진 이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KB금융의 내실을 다지는데 힘쓰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표명한 것이다.
그는 "가능하면 리딩뱅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겠지만 KB금융이 6개월 내에 좋아질 수는 없다"며 "3분기에는 개선이 되겠지만 아직은 '클린뱅크'라고 보기 어렵다. 구조조정과 경영 합리화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해 6개월 내에는 인수합병(M&A)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것을 시사했다.
아울러 "M&A를 얘기할 때 반드시 주주가치 극대화를 언급했는데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를지, 은행의 미래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봐야 한다"며 "우리금융의 PBR(주가 순자산 배율)은 1.1배이고, KB는 1.2배인 상황에서 주주이익 극대화에 얼마나 도움 될지 모르겠다"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된 인수합병 실효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향후 인수합병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여지를 남겨뒀다. 어 회장은 "인수합병이 필요한 이유는 KB금융의 사업 다각화 때문인데,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그룹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국민은행과 주거래은행 관계를 맺고 있는 KT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전략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하나금융과 SK와의 협력관계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은행 경영과 관련한 은행장과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은행의 경영은 전적으로 민병덕 행장에게 맡기겠다"며 "은행 경영협의회에도 가능한 참석하지 않을 것이며 참석한다고 해도 옵저버 자격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행장과 계열사 사장 인선에 대해서는 "3~4일 후에 인선이 결정될 것"이라며 "계열사 사장은 임경록 지주사 사장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며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취임 전 인사를 둘러싼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주주의 57%가 외국인인 국민은행의 인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은 공적기관으로서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KB금융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리딩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