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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실적부진에 '발목'…'갈 길 멀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4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4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 5730억원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일 증권사마다 우리금융이 하반기에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우리은행의 충당금 부담액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데다 올해 안에 M&A가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이 PF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지만,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3분기에는 충당금 규모가 약 7천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우리금융의 PF대출 잔액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크다"면서 "당분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러스 증권의 이창욱 연구원은 "순익 실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구조조정과 기타 건설·조선 관련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77%로 하락해 하반기에 충당금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고 말했다.

그는 "충당금과 관련한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분리매각 방식을 진행될 경우 소액주주에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F대출 잔액 규모 12조원 달해 

임 연구원은 향후 우리금융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PF대출 잔액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추정돼 타행에 비해 훨씬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이 건설업, 부동산업, 임대업 등에 대한 대출 비중이 총여신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하반기 수익성 압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지난 2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예상보다 충당금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 주요 내용을 보면 ▲충당금전입액이 1조 1,59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97.3% 증가했고, ▲NIM은 전분기대비 12bp 하락한2.30%를 기록했고, ▲삼성생명 지분 매각이익이 2,294억원 발생했다.

충당금 적립 내용을 좀더 자세히 보면 우리은행 기준으로 기업구조조정 관련 충당금 3,290억원, 건설사 468억, 조선사 2,480억원, 기타 부동산 PF 1,581억원, 금호그룹 관련 추가 충당금 1,382억원, 건전성 재분류 72억원 등이고 경남은행 PF대출 사고 관련 1,055억원 등이다.

◆ 민영화 시간 예상보다 길 듯 

지난달 30일 공자위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지주사와 지방은행의 병행 매각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차례 연기 끝에 발표된 민영화 계획 방안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올해안으로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민영화가 구체적으로 가시화되기까지는 다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M&A보다는 실적개선 가능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우리금융 매각주관사 선정은 이달 23일까지 입찰제안서 제출이 완료돼 다음달 중 심사를 거쳐 국내 2개사, 해외 1개사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매각주관사 선정에 있어 우리금융 민영화에 가장 핵심적인 사안들이 무엇인지,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