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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욕심은 나는데 가격이 문제

쌍용자동차 인수를 놓고 희망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동안 강력한 인수의사를 보였던 인도의 마힌드라가 다른 경쟁업체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란 외신보도가이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4500억~5200억원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르노-닛산의 인수 예상가는 3700억~4000억원 정도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 김빼기로 몸값 낮추기 우려도

하지만 르노-닛산의 경우 쌍용차 노조 문제나 생산설비 추가 투자 등을 고려해 4000억원 이상 써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 인수당시 가격은 5억4000만달러(당시환율 기준 5940억 원)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닛산의 경우 자신들이 만족할 만한조건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이나 인수 의지를 보면 현재로서는 마힌드라가 유리한 위치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외 업체들이 명목상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시장이나 쌍용차, 채권단이 생각하는 만큼 금액을 써 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인수전에서) 마음이 급한 것은 채권단이나 쌍용차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도 업체인 루이아는 아직 인수가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마힌드라와 같은 수준으로 전망된다. 인도 언론인 비즈니스스탠더드는 9일 루이아 그룹이 쌍용차인수전 참가를 최종 결정했지만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루이아는 산하에 던롭인도와팰콘 타이어를 거느린 자동차 부품그룹이다.

이밖에 대우버스 등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인수 후보군들도 타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며 적정 입찰가 산정에 골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은 구주와 똑같은 물량인 3612주를 새로 발행해 새 주인에게 제3자 배정 형태로 넘기는 방식이다.

최종 인수업체는 전체 주식의 50%+1주를 소유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매각가격은 주가와 시가총액,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대략 4000억~5000억원 선으로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 회사채 7400억원 변제가 변수

그러나 쌍용차가 법정관리 중이어서 매각 가격은 업계 예상치보다 올라가게 된다. 회생채권 변제, 즉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돈이 74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를 갚지않으면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없다.

때문에 지분 인수 외에도 7000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떠안아야 해서 인수가격은 최대 8000억원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매각작업은 채권단의 승인을 얻지 못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채권단에게 갚아야 할 회사채 7400억원을 해소해야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어서 매각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회생채권 전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우선협상자가) 채권단에게 채무 변제 방법을 승인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지분과 별개로 채무변제 방법을 제시해 채권단 승인을 얻지 못하면 인수가 무산될 수있다는 말이다.

한편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 어드바이서리, 맥쿼리증권등 매각 주간사는 10일 오후 3시까지 구속력 있는 최종 입찰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검토를 거쳐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정밀실사를 거쳐 늦어도 10월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