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와 한화 류현진의 MVP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SK 김성근 감독은 이대호가 40홈런을 치고 류현진이 20승을 거둔다는 가정하에 이대호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줬다.
김성근 감독은 1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대호가 팀으로 볼때 더 가치가 있다고 본다. 팀을 4위로 올려놓는다면 MVP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류현진에 대해선 "한화가 4위에 올라간다면 류현진이 당연히 MVP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류현진의 개인성적이 뛰어나도 MVP는 팀성적에 대한 공헌도를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류현진이 20승에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엄청난 대기록을 수립하더라도 팀 성적이 좋지 않다면 시즌 MVP는 이대호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시각이다. 실제로 프로야구 2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에서 MVP가 나온 경우는 1983년 삼성 이만수와 2005년 롯데 손민한 단 두 차례 뿐이다.
또한 류현진과 이대호가 나란히 투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2006년 당시에도 신인이었던 정규시즌 3위에 오른 한화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의 이대호를 제치고 MVP를 차지했던 것도 김 감독의 시각과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