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을 선언한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 측과 브라이언 오서(49) 코치 측이 결별 책임을 놓고 서로의 주장을 완강히 고집하고 있다.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결별 이유를 전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긴 양측은 25일에는 미디어와 인터뷰 등을 통해 주장을 더욱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다.
결별소식을 먼저 언론에 전한 것은 오서 코치 측이다. IMG뉴욕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서와 트레이시 윌슨 코치가 지난 2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미희 대표로부터 결별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며 결별 책임을 김연아 측으로 미뤘다. 보도자료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는 갑작스러운 통보였다”는 글귀도 포함됐다.
오서 코치도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박미희 대표에게 그만 두라는 통보를 받았으며 3주간 기다리다 발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오서 코치는 캐나다 일간신문인 토론토 스타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 내년 월드 챔피언십 참가 등 자신의 미래와 관련된 결정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지만 나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라며 "그들은 나에게 아무런 조언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김연아가 지난 7월 한국에 머무는 동안 대행사나 연아에게 수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한 번도 답장이 없었다"라며 "심지어 언제 토론토로 돌아오느냐는 물음에도 답변이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김연아 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오서 코치는 국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다. 진실은 연아 어머니가 3주 전에 당신은 더 이상 김연아의 코치가 아니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책임을 박미희 올댓스포츠 대표에게로 돌렸다.
그러나 올댓스포츠 측은 24일 오후 공식발표에서 “김연아 측이 일방적으로 결별 통보를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지난 5월부터 오서 코치와 불편한 관계였으며 8월 초 오서 코치에게 공백기를 갖자는 제안을 했고 오서 코치도 동의했다. 그러다 23일 오서 코치로부터 더 이상 코치직을 맡지 않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오서 코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김연아도 2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통보를 받고 깜짝 놀라셨다고요. 몇 달간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다 불과 며칠전 완전하게 상황이 종료됐는데 그 과정을 여러분이 아신다면, 갑자기 기사로 인터뷰 내용을 접했을 때 저희가 얼마나 더 황당하고 깜짝 놀랐을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라며 올댓스포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는 "Would you please stop to tell a lie, B? I know exactly what's going on now and this is what I've DECIDED. (“B(브라이언 오서), 거짓말 그만 해줄래요? 저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명확히 알고 있고 그 거짓말들 때문에 내가 이 결정을 한 거 라고요”)라며 오서에게 일침을 가했다.
올댓스포츠 측이 오서 코치와 불편한 관계가 된 이유로 밝힌 것은 타 선수 코치 제의설이다. 이로 인해 김연아는 지난 6월부터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안무 연습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혼자 훈련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서 코치에게 코치직을 제의한 타 선수로 김연아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가 유력하다.
이에 대해 오서 코치는 국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그럴 마음 없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내 학생들도 많다. 아사다측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은 적이 있지만 정중히 거절을 했고, 그 이후로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연아는 2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타 선수 코치 제의와 얽힌 문제가 물론 있었지만 정말 그 이유가 그 단 한가지일까요. 4년 동안 겉으로 비춰지는 것처럼 정말 아무 문제없이 즐겁게 훈련만 하고 있었을까요”라며 타 선수 코치 제의뿐 아니라 그 동안 적잖은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올댓스포츠는 또한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선수가 일상적으로 코치를 교체하는 문제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오서 코치가 '결별 이유를 모른다'고 말한 것에 대해 "우리(오서 코치, 김연아, 박미희 대표)는 김연아가 왜 오서 코치와 헤어지게 됐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외부에 그 이유를 알릴 필요는 없다" 오서 코치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회사는 이어 '김연아 측이 장래 계획에 대해 오서 코치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당시 김연아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과만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고 밝히며 "지난 2일 이와 관련한 문제를 오서 코치가 우리에게 물었고 이에 대해 오서 코치에게 말했다. 오서 코치도 이런 과정을 이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서 코치가 왜 결별 이유를 모른다고 언론에 말했는지 모르겠다. 또 언론에 사실이 아닌 것을 계속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오서 코치의 어이없는 행동에 황당해했다.
김연아는 브라이언 오서와는 결별하게 됐지만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과는 계속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겨 역사를 새롭게 장식한 오서-데이비드 윌슨-트레이시 윌슨-김연아의 '드림팀'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