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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이슈] 美 주택지표 사상최저치… 더블딥 우려 재 확산

미국의 7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대비 27.2%나 급감한 383만호를 기록하며, 95년 5월이후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12%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7월 기존주택재고는 전월대비 2.5% 증가한 398만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6월 중 8.9개월을 기록했던 기존주택의 재고/판매비율은 7월중 12.5개월을 기록하며 99년이후 11년만에 최고수준으로 상승했다.

7월 기존주택가격은 18.3만달러로 4개월 연속 이어진 상승세를 마감하고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6월과 마찬가지로 0.7% 상승했다.

고용부진과 대규모 차압물량, 주택구입 세제지원조치 종료의 영향으로 7월 주택판매 침체는 어느정도 예상됐지만, 사상 최저치로 급감시킨 감소폭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면서 가라앉던 더블딥 우려가 다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충격... 더블딥 우려 증폭

나중혁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서브프라임이라는 주택시장에서 시작된 만큼 주택시장 침체를 바라보는 소비자 심리의 영향은 클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서 주택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내외 정도지만, 소비자 구성요소에서 집은 직장, 소비와 함께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택공급업체 시장지수에서는 전월 예상치가 14~15였지만, 13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주택공급업체를 100곳으로 봤을 때 13곳만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또한 문제는 팔리지 않는 주택이 쌓여가고 있지만 주택가격은 더 이상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가격 평균은 2006년 대비 30% 이상 떨어진 상태이고, 주택건설 비용 등을 고려한 최저가격에 근접한 상황이다. 현재 모기지 금리가 4.6%라는 최저 수준에 있지만 주택시장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부장은 "결과는 하반기 중 미 주택가격의 하락 폭이 5% 내외의 완만한 하락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일부 비관론자의 견해처럼 15% 이상의 급락세로 연결될 것인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어쨌든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7월 미 기존주택판매는 단기적으로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시 맞붙는 더블딥 VS 소프트패치

기존주택판매는 경기의 2~3개월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지표는 5~6월달 미 경기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서 2분기 중반 이후 전개된 경기의 일시적 위축이라는 소프트 패치 과정 중의 하나로 볼 것인지, 아니면 더블딥 또는 장기 침체의 서막으로 볼 것인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부장은 7월 미 기존주택판매의 급랭을 더블딥의 전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했다. 그는 "7월 미 기존 주택판매의 급감에는 가수요 소멸에 따른 후유증 및 고용부진에다 여름철 비수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제는 주택시장 침체 정도가 경기침체의 새로운 유발요인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인데, 이는 고용시장의 회복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 고용시장이 관건이지 주택시장은 결과 변수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2000년대 중반에 형성된 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버블이 해소되기까지 시차는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상최저 모기지 금리 및 충분히 낮아진 주택가격 등을 감안하면 주택재고 해소과정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반면 나 선임연구원은 "발표된 주택지표는 미국 경기가 바닥을 찍던 2007~2008년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줬고, 주택지표와 경기둔화가 추세로 확인된 상태"라며 "26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내구재 지표는 좋게 나오겠지만 월별 변동성이 큰 제조업 지표는 추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불안 심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둔화국면에서 결과물로서 고용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기침체의 시작이 주택시장임을 상기시키면서 경기침체의 중심은 주택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나 선임연구원은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규주택판매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시장 예상치는 전월대비 보합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주택공급업체의 체감경기가 예상 밖으로 위축되고 주택공급 물량 역시 기대보다 위축된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결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