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가계대출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월보다 소폭 올랐지만 3개월 연속 4%대를 유지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5.39%로 전월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기업대출 금리는 연 5.45%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연 5.13%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하락,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가계대출 가운데 집단대출 금리가 지난 2006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연 4.55%)을 보였기 때문이다. 집단대출이란 예컨대 아파트의 경우 신규 아파트 분양자나 재건축아파트 소유자들에 대해 개별심사 없이 단체로 일괄 이루어지는 중도금·잔액 대출을 가리킨다.
가계대출금리를 항목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과 예적금 담보대출은 각각 0.08%포인트, 0.09%포인트 오른 반면 집단대출과 신용대출은 각각 0.19%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문지희 한은 경제통계국 조사역은 "일부 은행에서 저금리로 중도금 집단대출 취급을 크게 늘리면서 금리가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0%로 6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으나 예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다른 가계대출 상품 중 예·적금담보대출 금리는 0.09%포인트 올랐고 보증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0.13%포인트씩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는 5.45%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금리의 인상 폭이 컸는데 6월보다 0.17%포인트 가량 상승, 연 5.13%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5.58%)는 0.0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 대출금리와 함께 전체 수신금리도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7월 저축성수신 금리는 연 3.10%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써 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차는 2.29%로 전달보다 0.03 포인트 축소됐다.
구체적으로는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06%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금리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장형금융상품 발행금리는 연 3.20%로 전달보다 0.19%포인트 올랐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금리가 모두 상승했다.
한편 제2금융권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신규 일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0.05%포인트 씩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