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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이슈] 中 긴축·위안화 절상 현실화될까

최근 발표된 중국의 8월 경제지표가 예상을 깨고 호조를 보였다. 이는 중국경제 둔화 우려를 해소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그러나 당장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다. 또한 시장의 초미의 관심인 위안화 절상도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제호조 속에 통화량 증가, 긴축우려↑
8월 지표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실물경기를 대변하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의 높은 증가세다. 불리한 기저효과에다 수출 증가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당초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7월의 13.4%보다 낮은 13.0%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7월보다도 높은 13.9%였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기에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7월 17.9%에서 18.4%로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안, 즉 '민간소비 확충으로 수출 둔화세를 상쇄하고 전체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끌겠다'라는 방침이 성공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8월의 생산과 소비 호조를 무조건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면도 존재한다. 중국정부가 그간 가장 경계해온 통화량 증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월의 통화량 증가율은 전년동월비 19.2%로 7월의 17.6%에서 큰 폭 상승해,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됐다. 즉 8월 경기지표 호조에는 통화량의 큰 폭 증가가 뒷받침하고 있어, 중국정부가 다시 통화량 억제를 강화할 경우 8월과 같은 경기지표 호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4분기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긴축 어려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국정부 목표치를 상회해 조만간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 전년동월비 3.5%로 7월의 3.3%에서 추가로 상승했고, 2개월 연속 정부 목표치인 3.0%를 상회했다. 그러나 금리인상과 같은 새로운 긴축정책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주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중국 CPI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가격이, 중추절 효과가 끝나고 농산물 수확이 본격화되는 10월부터는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9년 7월을 저점으로 상승하고 있어 갈수록 기저효과가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어서 4분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3% 전후로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선행성이 강한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하락세도 소비자물가 안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8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4.3%로 7월의 4.8%에서 하락했다. 예상치였던 4.5%를 하회하여 생산자물가의 안정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절상 저항 명분 생겼다
금리인상과 함께 주기적으로 제기되는 우려가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이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압력이 거세지고 있고, 9월 들어 달러대비 위안화 강세폭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인 절상이 큰 폭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8월 들어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해 중국정부가 외부압력에 저항할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의 8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비 34.4%로 7월의 38.1%에서 낮아졌다. 반면 수입 증가율은 35.2%로 7월의 22.7%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폭은 7월 287억 달러에서 8월에 200억 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이는 예상치였던 269억 달러를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주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 확대로 인해 수입이 확대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서두를 이유가 없으며, 인위적인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