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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협력사 육성 30년 강조했는데…” 경영진 질책

“지난 30년간 협력사 육성·지원을 직접 챙겨 왔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사가 다양화되고 2·3차로 분화됨에 따라 그동안 지원이 미흡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상생에 대한 보고를 들은 자리서 임직원들을 질책하며 지적했던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협력업체 상생 강화 특별지시에 따라 지난 1~2일 양일간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1, 2, 3차 협력사 대표들까지 참석해 ‘협력사 동반성장 대토론회’를 실시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이건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협력업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며 “최근 협력사관련 업무 진단 요약을 보고 했을 때, (이건희 회장이)내가 30년 동안 강조했는데도 우리가 이 정도 밖에 안 되냐고 실망했었다”고 밝혔다. 특히 상생은 이병철 회장 때부터 중요한 경영철학이다. 삼성은 창업 시절 경영 이념으로 ▲인재제일 ▲합리추구 ▲사업보국 ▲공존공영 등 4가지를 표방했다. 이중 공존공영은 상생에 대한 부분. 또한 이건희 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전 임직원들에게 ‘하청업체’ 대신 ‘협력사’라는 용어를 쓰도록 강조해왔다. 협력사와의 협력과 구매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달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간 조찬간담회에 참석했을 때에도 “2·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최지성 사장은 상생 간담회에서 이건희 회장이 “조립 양산업의 관건은 협력사의 육성”이라며 “관계사보다도 더 건전하게 키워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협력사) 사장의 시간, 재산, 인생 전부를 걸고 제 자식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전력하는 협력업체를 키워야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오고 사업 경쟁력이 있다”며 “이런 협력업체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래가 달려있다. 이게 우리 회사 성장의 구심점이 돼 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8년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도 협렵업체가 공급하는 부품 질에 의해 최종 품질 수준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서로 적극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최근 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도 이 회장은 “(상생이)누구 혼자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안 도와주면 대기업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생협력이 실제 현장에서 뿌리내리려면 최고경영자에서 말단 사원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다.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경영방침이 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잘못 이행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최지성 사장 역시 상생 토론회 자리서 “상생 실현을 위해 신입사원까지 상생 마인드를 체질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제도적인 뒷 받침을 마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