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증여'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그룹의 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태광이 케이블방송 사업 확장을 위해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과, 그룹 회장의 수천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말 방송법이 개정되면서 케이블TV 사업자가 보유할 수 있는 방송 권역이 최대 25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14개 권역을 점유한 티브로드를 계열사로 둔 태광그룹은 6개 권역을 가진 큐릭스를 인수해 업계 선두를 굳혀졌다.
검찰은 태광이 사업 확장을 위해 방송법 개정 과정에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집중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인공제회 등은 지난 2006년, 태광과 계약을 맺고 법이 바뀌기도 전에 큐릭스 지분 30%를 선매수했다.
하지만 공제회 내부에서조차 큐릭스 지분 인수를 통한 이득이 낮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태광이 전방위 로비를 펼치면서 법 개정 이후를 대비해, 공제회 등을 동원해 큐릭스를 미리 선점하려 했다는 의심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이호진 회장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로비자금의 출처도 수사 대상입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태광산업의 차명 주식 가운데 4000억 원을 현금화해 금융계열사에서 관리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 인베스트는 이 회장이 아직까지 태광산업의 주식 14만 8000여 주를 차명으로 가지고 있으며,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보이는 그룹 간부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검찰은 핵심 경영진들을 불러 비상장 계열사를 동원해 아들에게 그룹 자산을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호진 회장은 그룹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기 전에 이미 해외로 출국했다.
검찰은 압수한 회계자료 등을 토대로 그룹 간부들을 조사하면서 제기된 의혹을 전부 수사할 방침이다. 이후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이 회장 일가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