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삶과 복지 향상을 위해 힘써야하는 공기업이 수 조원의 빚더미를 안아 오히려 서민들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꼴이 됐다.
더 심각한 것은 어마한 빚더미를 안고 있음에도 임직원들에게 수천억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빚 갚는 것도 급한데 부채의 심각성을 망각한 채 돈을 흥청망청 쓰인 것이 드러났다.
부채비율 508%인 서울시 SH공사의 방만한 운영에 따라 재무 부실화의 피해는 결국 서울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H공사는 마곡도시개발사업 5조1620억원, 가든파이브 1조8337억원, 뉴타운 등 무리한 사업 투자로 재무건전성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06년부터 대규모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500%대를 넘어섰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해부터 급격히 증가하던 부채가 올해 6월말 기준 173조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은 508%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부채규모는 5조 5천억원이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만 추가적으로 1조원이나 늘어났다.
문제는 부채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올해 전반기 수입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어 파산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SH공사의 올해 수입예산액은 7조원 규모였지만 올 6월까지 수입액은 1조3801억원에 그쳐 겨우 16.67%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주택판매수입의 경우 29.81%인 1조2386억원을 달성했으나 택지개발수입의 경우 7.61%인 1415억만 달성했다.
특히, 1조3168억원의 부채로 건설한 가든파이브의 경우 4번이나 개장을 연기돼 손해를 더욱 가중시켰고 2010년 매각과 분양 수입으로 2조5127억원을 수입 계상하였으나 7월말까지 6000억원 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SH공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채와 이자만 증가하고 있다.
SH공사 단기 위주로 공사채를 발행해 왔지만 자금 계획을 정확하게 수립하지 못한 채 만기 상환기간이 짧은 공기사채 위주로 발행함으로써 수천억원의 비싼 이자를 지불하고 있어 빚 상환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SH공사의 일시차임금 한도액은 5000억원이나 달한다. 올해 7월 말 현재 한도액의 5배에 달하는 2조4800억원을 150억원의 선이자를 지급하면서 수시로 빌렸다 갚기를 반복해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SH공사는 2014년까지 5조원의 부채를 줄일 계획이지만 임대료 인상으로 인한 부채감소는 0.13%에 불과하다.
연도별 차입금 증가 주요사업을 살펴보면 지난 2007년도 은평뉴타운 1조, 가든파이브 4000억원, 지난해 마곡지구 3조6000억원으로 대규모 선투자사업으로 인해 차임금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SH공사는 향후 공급할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대형(114㎡)타입의 50%인 1134세대를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9월 입자 공고에서 대형타입 175채를 분양으로 전환했고, 12월 물량에서도 160채가 분양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올해에만 335채 전세물량이 줄어든 셈이다.
주택개념을 '사는 것'에서 가는 곳'으로 바꾼다는 시프트의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부분이다. 전세물량 부족으로 인해 전세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이때 시프트 물량을 줄이는 것은 비 오는데 우산을 뺏는 격이다.
재정 악화 속에서도 SH공사는 위기를 망각한 채 오히려 회사 내에 돈 잔치를 벌여 비난을 받고 있다.
주인 없이 눈먼 돈으로 운영하다보니 돈 버는 데는 관심 없고 쓸 줄만 알아 공공부채는 무섭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음에도 임직원들에게 매년 수백,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언론 보다가 나오면서 SH공사의 부채와 성과급 잔치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SH공사는 임원과 직원들에게 각각 성과급 415%, 265%를 지급했다. 임원 6명에게 1인당 평균 2100만원, 직원(681명)당 평균 337만원씩 인센티브로 돌아간 셈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동대문갑)은 18일 서울시 국감에서 "이를 통해 SH공사는 과거 상여금보다 최소 37%에서 최대 65% 정도 성과급을 더 준 것에 지나지 않으며 경영효율성 확보 등의 차원에서 볼 때 오리혀 직원들로 하여금 자극제가 될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혹이 제기했다.
특히, 지난 2008년과 2009년의 경우 행정안정부에 의한 우수등급 평가를 받았음에도 성과급 비율을 서울시가 최종 결정함에 따라 300%가 아닌 243%와 265%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장광근 의원은 "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산하 공기업과도 차이가 나는 점 아닌가?"며 "지난해 경우,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등의 도시개발공사가 평가에서 모두 똑같은 웃등급을 받았지만 성과급 지급 비율은 불일치했다. 대전의 경우 300%이고, 대구 280%, 부산 270% 등으로 나타났는데 서울의 경우 265%로 가장 인색했다"고 말했다.
규정에 따라 최고 3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는데도 적게는 35%에서 최대 57%까지 깎아서 지급한 것은 다른 지방자이단체와 비교할 때, 오히려 성과급 지급에 서울시가 대단히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SH공사는 커다란 부채더미를 안고 있음에도 집안 돈 잔치를 벌여 국민들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H공사가 발주한 공사에서 하도급 대금 지급 위반도 심각한 것도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 을)이 SH공사로부터 받은 '하도급 실태 점검 자료'에 따르면 SH공사가 발주한 18건의 공사에 참여한 222개 하도급업체 중 41개 업체(18%)에게 하도급 대금을 법정지급기일을 초과하여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SH공사 제1사업본부에서 발주한 4건의 공사에서 46개 하도급업체 중 무려 61%에 달하는 28개가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하여 하도급 대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설계변경 공정으로 하도급 대금이 증액될 때 불주자는 하도급업체에게 공문으로 통보를 하도록 되어있으나 증액통보대상 212개 하도급업체 중 단 한곳도 통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도급업체의 경우 원도급자에게 대금을 달라는 이야기도 제대로 못하면서 자금 순환을 위해 사채까지 빌리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SH공사가 공기업으로서 하도급업체와 상생 협력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듯 공기업이 제역할을 충실히 해야하는 공기업이 돈의 탐욕에 빠져 있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