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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급 잔치는 금융계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에 끝난 국감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것은 공기업들의 성과급 잔치였다. 국민에게 행복을 제공해야 할 공기업들이 자기들의 이익만 챙기는 만행을 저질러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금융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써야 하는 금융 공기업들이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 하는 산업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중소기업들의 자금 정책을 더 꼼꼼히 점검해야할 시기에 오히려 자기들끼리 돈잔치를 벌여 왔다.
◆ 금융권 최고 연봉임에도 성과급 잔치
산업은행이 국내 금융권에서 최고 연봉인 9049만 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돈 의원(자유선진당, 충남 천안 을)은 지난 21일 산업은행·기업은행 국감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평균 연봉은 9049만 원으로 금융권 최고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에 이어 기업은행이 8484만원을 받고, 신한은행 6930만원, 하나은행이 6498만원, 우리은행 6112만원, 국민은행 6093만원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자료가 공개되자 국감에 참석한 의원들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 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일반 시중 은행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훨씬 높아 시중 은행들보다 3000만 원이나 더 받는 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사회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성과급 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배영식 의원(한나라당, 대구 중구 남구)은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책은행들이 성과급 인상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정부의 급료 삭감 정책에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감을 통해서 이들 국책 은행들에서 성과급이 실제적인 성과 실적에 관련없이 책정돼 과다급료지급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서 나온 국감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장의 기본급은 지난 2007년 3억5000만원에서 2008년 1억6000만원으로 감소한 후 지난해에도 같은 유지했지만 성과급은 지난 2008년 2억6220만원에서 지난해 3억원으로 올랐다.
전체 연봉은 지난 2008년 4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4억6000만원으로 10%정도 상승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CEO 경영성과 평가에서 60~70점으로 보통 등급을 받았다.
성과급을 받을 만한 실적은 아니였음에도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것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 2008년도 은행장 급료분과 관련, 기획재정부(4억2300만원)와 국감에서 배영식 의원측(5억1000만원)에 다른 수치를 제출해 정부에 급료를 허위로 축소보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장도 3억3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각각 50%정도 감소한 반면 지난해 성과급은 3억2000만원이 넘어 기본급의 200%정도에 달했다.
이는 연봉을 50%정도 삭감했음에도 불구, 실수령은 변화가 없는 ‘무늬만 삭감’인 셈이다.
◆ 개인기업 헐값 매각 의혹
산업은행은 포스코 계열사인 성진지오텍의 신주인수권을 이 회사의 대주주인 전정도 회장에게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선숙 의원(민주당)은 19일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산은이 전 회장이 소유한 개입기업에 지난 4월 신주인수 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446만주를 시가 1만2000원보다 낮은 금액인 9620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신주인수권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주당 3000원씩 446만주, 총 135억원의 이익을 포기했다는 이야기이다.
박 의원은 “당시 산은이 전 회장의 요구로 여신승인조건까지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주주앞 우선매수권 부여’를 ‘대주주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앞 매수우선권 부여’로 변경한 것이다.
산은의 헐값 매각에 이어 포스코가 지난 3월 성지지오텍의 주식 440만주를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할 때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재경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