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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 외면하는 공기업, 이대로 좋은가] ⑤ 학자금 잔치 벌인 한국도로공사

10월 한 달 내내 이뤄진 국정감사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공공기관 성과급 잔치

공공기관국민혈세로 운영되고 공기업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채더미에 안게 됐고 성과급 잔치이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의 도로를 주관하고 국민들에게 교통원활을 제공해야 하는 한국도로공사도 예외는 아니다. 도로공사의 경우, 22조4282억원의 빚을 지고 있음에도 임직원들에게 학자금 무상지원과 장학금 혜택 제공하고 있다.

중, 고등학교, 대학생 자녀들을 둔 서민들은 해마다 오른 학비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공기업 임직원들은 사내에서 성과급 및 학자금, 장학금 잔치를 벌여 온 것이다.

◆ 70억원이 넘는 학자금 무상 지원

한국도로공사의 현재 부채 금액은 22조원에 달한다. 커다란 빚더미를 안고 있음에도 지난 5년동안 70억원이 넘는 돈을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학자금으로 무상지원 한 것으로 국감에서 확인됐다.

이어 도로공사는 장학금 혜택을 대부분 고위간부들에게 몰아줘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동대문 갑)은 지난 12일 한국도로공사 국감에서 "5년 동안 도로공사가 직원들에게 무상지원된 장학금이 총 70억2050만원이다"고 밝혔다.

이는 도로공사가 지난 4년 간 무상 학자금 지원 총액은 1.54배 1인당 평균 지급액은 1.56배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무상 학자금 지급 명단에는 대부분 고위직 간부들로 가득 찼고 계약직 등 비정규직의 이름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어 정규직, 비정규직의 극심한 차별 운영 실태도 드러났다.

연봉 9500만원을 받는 1급 실처장 153중 123명이 무상 장학금 혜택을 받았고 연봉 8200만원을 지급받는 2급 팀부장급의 경우 1615명 중 591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반면, 이들보다 연봉이 훨씬 적게 받고 있는 계약직 등 비정규직들은 학자금 무상지원 대상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학금뿐만 아니라 주택마련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커다란 부채더미를 안고 장학금 잔치를 벌인 도로공사는 이에 반해 사회공헌에도 인색했다. 출연금 집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 등 사내 '선택적 복지'가 85%를 차지했고 사회 공적적인 용도로 사용된 금액은 전체 집행액의 0.6%에 불과한 2000만원 밖에 쓰여지지 않았다.

◆ 도로공사 무책임한 태도

도로공사 공위간부들의 학자금 잔치가 드러나자 공사 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사내 선택적 복지에만 집중했지 고속도로 건설투자 확대, 총괄원가 못에 못 미치는 낮은 통행료 등 부채 증가 요인들이 속속 지적되면서 제 역할에 충실히 못했기 때문이다.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은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중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없다"며 주장한 뒤 "추가적인 금리부담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어 "도로공사 부채 증가는 국가부채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통행료 인상 압력이 가중돼 국민경제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철호 도로공사 사장은 "다음 세대에 넘기겠다"며 무책임한 발언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변웅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부채에 대해서 묻는데 어떻게 '다음 세대에 넘기겠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라'고 질타했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도 "사장의 답변태도가 유머를 넘어서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희철 민주당 의원도 "공기업을 운영하는 사장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망을 줘야하는데 일에 대한 집념과 소신이 있는지 의문이다. 각성하고 쇄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기업의 무책임한 답변 처사로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될지도 모른다.

◆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부채 갚을 수 있나?"

도로공사는 이번 국감에서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증가된 부채 문제를 통행료 인상을 추진해 해결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 강기갑 위원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도로공사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평균 1조4000억원씩 부채가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 기준 부채가 21조8000억원 자산대비 93.7%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고속도로 건설을 지원해주던 비율을 줄였고 경기활성화를 위해 고속도로 건설을 늘리면서 부채가 늘어난 것.

강기갑 의원은 "정부의 정책으로 도로공사에 발행한 부채를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매우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통행요금 인상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민자고속도로를 제외한 고속도로의 경우 2009년 유지관리비가 9227억원이 소요됐으나 통행료 수입은 2조8250억에 달했다. 도로공사는 통행료로만 1조9023억원의 수익을 올림 샘.

결국, 도로공사의 부채를 국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임대 특혜

도로공사 국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임대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2일 국회 국태양위 장제원 의원(한나라당, 부산 사상)은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장감사 자료를 통해 "10월 현재 26개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특정업체나 단체에 임대돼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도로공사 퇴직 직원들이 100%출자해 만든 회사인 한도산업이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160개 중 16개를 운영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휴게시설협회도 도로공사와 10개의 휴게소 및 주유소에 대해 수의계약을 맺고 잠정 운영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공은 "이들은 잠정 운영을 맡긴 시설들은 불시반납 및 중도계약이 해지된 시설이라 대부분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한도산업과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 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주유소, 휴게소 20여 곳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을 달했다"며 반문한 뒤 "잠정운영은 1년 내외로 명시돼 있지만 일부 시설들은 3년, 6년 째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특정업체에 계속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 장 의원은 "잠정 운영 시설의 경영수지 개선현황을 낱낱이 분석해 특혜의혹을 해결하고 공정한 입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