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자동차의 미국시장 판매량 증가추이가 심상찮다. 미국의 빅3가 큰폭으로 판매가 늘면서 시장에 고무적인 분위기 가득한 가운데 현대와 기아 자동차는 무려 50%에 육박하는 판매증가를 기록한 것.
미국 자동차 업계는 1일 일제히 11월 판매 성적표를 내놓고 밝은 표정으로 연말시즌을 시작했다. 특히 구제금융의 힘으로 기사회생한 GM은 크라이슬러와 함께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두자리수 판매 증가라는 호조세를 기록했고, 포드 역시 20%에 달하는 플러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년동월대비 판매량이 각각 45%, 48% 증가하면서, 역대 11월 판매량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누계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서는 등의 심상찮은 실적을 보였다.
반편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일본의 도요타는 오히려 3.2% 감소(렉서스 포함)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내놨고, 혼다(아큐라 포함)와 닛산(인피니티 포함)은 각각 16.1%, 25% 증가했다.
△ 美자동차 시장에 '훈풍' = 여전히 부진한 판매량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올 11월에 한숨 돌렸다는 평이다. 계절변동치를 적용한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1,230만대로 정부가 2009년 8월 경기부양책으로 시행한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예년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꽁꽁 얼었던 소비 심리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민간경제연구소 컨피런스보드 지난달 30일 소비자신뢰지수가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실업률과 주택가치 하락이 여전히 미국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고 밝혔다.
△ 디토로이트 빅3…두자리수 판매량 증가 =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16만9000대를 팔아치우며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크로스오버 차량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수요를 견인했다.
포드 자동차는 14만700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2만4000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트럭부문의 판매가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는 2010년을 한달 남겨둔 11월 현재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
크라이슬러는 8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달은 지프(Jeep)와 램(Ram) 브랜드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7만4000대를 팔려나갔다.
△ 일본車 도요타↓, 혼다·닛산 판매↑ = 최근까지도 대량리콜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는 전년동기대비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률(-3.2%)을 기록했다. 도요타 브랜드는 11만1077대를 판매하며 3.6% 감소했고, 렉서스 브랜드는 1만8240대로 지난해에 비해 1.4% 감소했다.
특히 미국 시장을 주름잡던 도요타 브랜드의 승용차 부문은 판매량이 무려 21.5%가 감소했다. 하지만 SUV와 라이트 트럭의 판매가 15.2% 증가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혼다 자동차는 8만961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비해 16.1%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다. 혼다 브랜드는 15.9% 증가한 7만8899대, 아큐라 브랜드는 SUV모델 'MDX'와 'RDX'의 판매 호조로 전년동기에 비해 16.7% 증가한 1만718대를 판매했다.
닛산 북미법인은 크로스오버 차량과 픽업트럭의 수혜를 입어 전년대비 27% 증가한 7만1366대를 팔았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의 전년동기대비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25%, 26%로 집계됐다.
△ 현대·기아차...압도적인 판매량 증가. 전년대비 50%에 육박 = 현대자동차는 주력차종 쏘나타의 판매량이 72% 증가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45% 증가한 4만723대를 판매했다. 크로스오버 차량 투싼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세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자동차의 11월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 3.8%에서 0.9% 포인트 증가한 4.7%를 점했다. 연간 판매량 역시 사상 처음으로 50만대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현대차측은 12월에는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마련해두고 있어 그동안의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다짐이다.
에드먼드닷컴은 "현대차는 이제 가격적인 장점 외에도 디자인과 연비에서도 선두에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기아 자동차는 CUV 쏘울과 SUV 쏘렌트의 판매 호조로 48% 증가한 2만6601대를 팔아치웠다. 특히 기아차는 11월 누계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16.8% 넘어선 32만5824대로 집계되면서 미국 진출 이래 최고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