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담당자는 “기존 사업과의 연관 시너지효과가 부족하고 경기변동 주기를 볼 때 중공업과 반도체산업 간의 상호보완 효과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연간 3조~4조원이 넘는 투자를 필요로 한다. 생산라인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만 4조원이 든다”며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향후 10년간 최소 6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결국 완전히 다른 사업군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도 입장은 비슷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처음에는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라는 청사진을 내세우며 현대중공업이 추진 중인 태양광 산업과 반도체 공정의 연관성을 거론했지만, 이런 논리는 ‘짜 맞추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하이닉스 채권단으로부터 인수전 참여를 제안 받고 검토 작업을 벌였지만,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상당기간 막대한 투자금 소요로 손실이 클 수 있다는 내부 반대의견과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조선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 등 옛 현대 계열사를 사들이면서 현대 계열사를 한 지붕 아래 모은다는 명분아래 하이닉스의 인수전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업계전문가들은 오일뱅크 및 종합상사와 달리 하이닉스의 경우 너무나도 연계 시너지 효과 및 큰규모의 지속적인 투자가 없을시 리스크가 타 제조업에 비하여 높다는 점이 하이닉스는 제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