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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경제여건 리먼 때보다 안정적"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고 리먼 사태 때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8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장 상황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와는 증세면에서 차이가 있으며, 우리 경제 지표도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지수 하락과 환율의 상승폭이 리먼 사태 때보다 덜하고, 외국인 주식의 순매도 규모도 리먼 때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고채의 경우 잔존 만기 1년 이내 채권의 비중이 줄었고, 외환보유액도 늘어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경상수지도 흑자인데다 지난해 4월에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도 있었음을 강조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후 "현재 상황은 모든 동향을 예의주시할 단계"라며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 최 차관보는 월요일의 시장 상황에 대해 "2008년 리먼 사태 직후인 9월 1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90포인트(6.1%)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51원 가까이 상승했지만, 오늘은 코스피가 74포인트(3.82%) 하락하고 환율은 15원 올랐다"고 리먼 사태 때와 어제의 상황을 비교했다.

또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도 1천억원을 조금 넘어서 6천100억원에 달한 리먼 직후의 6분의 1 수준이라며 "증세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보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은 채권시장에서 지난주까지 순매수였다"며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공통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고채는 2008년에 비해 유출입 변동성이 큰 잔존 만기 1년 이내 채권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2008년 36.5%에서 지난달 24.7%로 줄었다. 또 외국인은 지난 1~8일 국채선물시장에서 3만1천903계약을 순매수했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재정부는 이날 '위기 이후 대외 건전성 지표 대폭 개선' 자료를 통해 리먼 당시보다 대외 건전성 지표가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외환보유액은 리먼 사태 직전인 2008년 8월말 2천432억달러에서 지난 7월말 3천110억달러로 27.9% 늘었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008년 9월말 51.9%에서 지난 3월말 38.4%로 개선했다. 같은 기간 총외채는 3천651억달러에서 3천819억달러로 소폭 늘었지만 단기외채는 1천896억달러에서 1천467억달러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경상수지도 2008년 1~8월에는 31억달러 적자였지만 2009년(328억달러)과 작년(282억달러)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안팎의 흑자를 냈으며, 올해도 16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재정부는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무디스가 지난해 4월 한 단계 상향했으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는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며, 재정 상황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재정부는 평가했다.

한편, 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7일 부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연데 이어 이날 오후 5시 이들 4개 기관 실무급이 참석하는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모니터링 결과를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