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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다우 4.62% 폭락마감..유럽리스크 가중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제시한 글로벌 재정위기 해법을 믿어줄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였다.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프랑스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된데다 전일 FRB의 초저금리 유지 조치가 실제로는 별 효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다시 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519.83포인트(4.62%) 하락한 1만719.9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51.77포인트(4.42%) 내린 1120.76을, 나스닥 지수도 101.47포인트(4.09%) 빠진 2381.05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 위기 재부상>

전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최소 2년간 제로 금리상태를 지속하고 경기부양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히며 4% 이상 급등한 뉴욕증시는 프랑스 국가등급 강등 루머가 시장을 뒤흔들며 급락하기 시작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모두 각각 프랑스의 신용등급 유지를 밝혔으나 프랑스의 국가부도 위험정도를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는 장중한때 전일대비 4bp 오른 165bp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불안은 여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휴가를 중단하고 긴급 경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오는 24일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긴축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는 12일 발표될 프랑스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투매양상으로 이어졌다.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14.7% 하락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장중 한때 23%까지 폭락하면서 23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은11.81%. BNP 파리바 은행도 9.47% 폭락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금융시장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美 '은행주' 대폭락>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음에도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도매재고가 7개월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6월 도매재고지수가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0% 상승하리라던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이다. 지난 5월 상승률도 1.8%에서 1.7%로 하향 수정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 7월 재정적자가 129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의 1650억달러보다 다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재정적자는 1조10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1700억달러보다 다소 줄었다. 적자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8월1일이 주말이여서 7월 말 정부 지출이 대부분 몰린 영향 등이 크게 작용해 실제 적자 규모는 크게 달라졌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은행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HSBC는 7.57%,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뉴욕멜론은행은 7.82%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0.92%, 씨티은행 10.47%, JP모건체이스 5.58%, 웰스파고 7.7% 하락했다.

월트디즈니는 미국의 경기둔화로 소비가 위축되리라는 우려가 높아지며 7.8% 떨어졌다.

현재 미국증시의 상승에 대하여 나름의 모멘텀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추가 하락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