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은 12일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의 보고서 발표에 유의해 달라고 외국계 금융회사 사장들에게 주문했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사장 간담회에서 "일부 외국계증권사에서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으로 유럽 재정위기 악화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대외 상환 능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발표됐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권 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이 대외 리스크에 대한 한국 경제의 대처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대외부채 상환능력비율과 은행 예대율 등을 근거로 "자금 조달 리스크에 따른 외부 충격흡수 정도를 가늠한 순위에서 아시아 8개국 중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얼마 후에는 한국의 강력한 한국의 수출 경쟁력, 외환보유고, 경기부양에 충분한 재정적 능력, 국제 원자재 가격 인하 등을 근거로 한국이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상반되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자의적인 기준으로 보고서를 썼다가 한국측의 반발에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은 것.
또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2.5%로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권 원장은 이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채무 관리, 외환보유고 확충, 외환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해 한국 경제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와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권 원장은 "한국 실물경제의 객관적인 평가, 해외의 시각 등을 감안할 때 한국경제에 대한 대외 불안요인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근절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외국계 증권회사 현지법인 7개, 지점 2개사, 외국계 자산운용사 현지법인 3개사, 외국계 은행 3개사, 외국은행 국내지점 5개사 등 20개사 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