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물가안정 품목으로 지정된 10개 품목의 물가상승률을 조사해본 결과, 지난 달 보다 10%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 물가잡기 정책이 큰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겹살은 평균 17.3%가 올라 가장 많이 올랐다.
또한 지역별로 민생물가 상승률이 제 각각이었고, 돼지갈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가장 많이 오른 지역과 가장 적게 오른 지역 간의 차이가 30배 이상이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최고 상승률을 보인 품목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인천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7월 '시·도별 서민생활물가' 10개 품목(시내버스, 지하철, 삼겹살, 돼지갈비, 김치찌개, 된장찌개, 설렁탕, 자장면, 배추, 무)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가격이 너무 치솟아 하락세로 돌아선 무와 배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 내외로 올랐다. 또 최고-최저지역 간 차이가 모두 10%포인트를 넘었다. 10개 품목은 지난달 20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행정안전부가 지역 간 가격비교를 통해 물가 안정을 유도하려고 선정한 것이다.
지역별 오름폭 격차가 가장 큰 돼지갈비(외식)는 전체 상승률이 15.5%였지만, 광주는 22.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인천은 0.7% 오르는데 그쳤다. 광주의 상승률은 인천의 31.6배, 두 지역 간 상승률 차이는 21.4%포인트였다. 충북(21.6%), 전남(21.5%)의 돼지갈비 값도 20% 넘게 올랐다.
된장찌개는 전 도시 평균 7.7% 올랐다. 대전이 19.1%로 1.8% 오른 인천 상승폭의 10.6배나 됐다. 양 지역 간 상승률 차이는 17.3%포인트였다. 대전 외에 전남(14.2%), 강원(14.1%), 전북(13.4%), 대구(13.1%) 등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자장면은 전체적으로 8.2% 올랐으며, 지역별로는 대전이 17.7% 올라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울산은 1년 전에 비해 가격 변화가 없었고, 인천도 2.1% 오르는데 그쳤다.
전 도시 평균이 17.3% 올라 10개 품목 중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삼겹살(외식)은 충남(23.3%), 전북(23.0%), 광주(22.6%), 강원(20.7%), 경기(20.5%) 등에서 모두 20% 넘게 올랐다. 부산(10.3%), 대구(10.5%), 인천(11.1%)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공공요금인 시내버스료는 이미 올린 대전·대구(15.7%), 울산(15.6%), 광주(15.3%), 충북(14.7%), 부산(14.1%) 등에서 15% 안팎의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인상이 없었던 수도권은 변화가 없었다.
무와 배추는 작년 7월 대비로는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지만, 전월 대비로는 배추가격 오름폭이 울산(97.6%), 충북(82.9%), 강원(76.5%), 서울(72.1%) 등이 전 도시 평균(63.9%)을 웃돈 반면, 제주(35.1%), 부산(36.9%), 경남(47.1%)은 낮은 편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외식비의 지역별 오름폭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점에 대해 "분위기에 편승해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에 지역별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공개를 통해 지자체별 경쟁을 유도해 가격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10개 품목에 대한 지역별 가격비교표를 이달말을 시작으로 매월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