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2,3위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과 크레디 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는 현재의 Aa2 등급이 유지됐지만 추가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받았다.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대한 우려로 동요하고 있는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럽 정책당국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당국자들을 큰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번 프랑스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그리스 디폴트 및 유로존의 재정 위기를 더 증폭시키는 것은 물론, 전 세계의 금융시장에도 또 한 번의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무디스가 소시에테 제네랄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크레디 아그리콜의 등급을 `Aa1'에서 `Aa2'로 각각 한단계 하향조정했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소시에테 제네랄의 채권 및 예금에 대한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낮추고, 장기부채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레디 아그리콜에 대해서는 채권 및 예금에 대한 등급을 `Aa1'에서 `Aa2'로 하향조정하는 한편 재무건전성등급(BFSR)을 `C+'에서 `C'로 낮췄다.
앞서 무디스는 6월15일 이들 프랑스 3대 은행에 대해 그리스의 재정위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들어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밀한 평가작업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소시에테 제네랄과 크레디 아그리콜이 그리스의 재정위기 사태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었다.
RTL 라디오방송 인터넷판 등 프랑스 언론도 지난 11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이들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었다.
BNP 파리바 은행은 50억유로 규모의 국채에 투자한 상태이며,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은 그리스 현지은행을 통해 25억유로의 국채를 투자하고 있다. 크레디 아그리콜 은행은 지난 6월초 무디스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엠포리키 은행'을 그리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무디스는 "그리스 사태로 인해 이들 은행 자금의 차환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신규 차입과 유동성 상황이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는 이날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7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각과 600억달러 규모의 펀딩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소시에테 제네랄은 12일 인력 감축과 파이낸싱·투자 자회사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을 5% 절감하면서 2013년까지 40억유로의 순익을 내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