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짐 로저스가 그리스 등 재정위기 국가들을 구제하지 말고 부도(디폴트)가 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위기 극복 모범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
로저스는 23일 발행된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등 유로존 위기 해법을 묻는 질문에 “돈을 흥청망청 써놓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유럽은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유럽 정치인들이 그런 용기가 있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2012년, 2014년, 201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지금 해결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미래에는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며 어쩌면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혼란으로 가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한 모범 사례로 한국과 스웨덴 등을 꼽았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부실한 은행들과 건전한 은행들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진행했고 처음 1년간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나 지금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으며, 한국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로저스는 또 유로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통화라고 가치를 인정했다.
그는 유로화의 미래에 대해 “유로는 정치적인 통화라는 것이 단점이지만 미국 달러에 비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완벽한 통화”라며 “비록 유로존에 재정위기가 있지만, 미국처럼 거대한 부채국가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등이 부도가 나더라도 유로화는 끝나지 않는다”며 “재정문제가 발생하면 구제받지 못한다는 것을 다른 국가들이 안다면 같은 잘못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에 따라 그리스 등이 부도가 난다면, 나는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유로화를 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