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하나SK카드 고객 개인정보가 애초 추정보다 훨씬 많은 9만7천여 건이나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하나SK카드 신사업기획팀에서 텔레마케팅 지원 업무를 담당해 온 직원 박모(36)씨를 고객 정보를 유출한 혐의(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고객 이름과 연락처, 주민번호 등 약 9만7천여 건의 고객 정보를 자신의 개인 이메일로 보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박씨에게서 고객 개인정보 5만여 건을 넘겨받은 뒤 이를 유출하겠다며 하나SK카드 측을 협박한 혐의(협박 등)로 분양 대행업자 구모(55)씨와 부하직원 조모(37)씨도 입건했다.
구씨와 박씨는 인터넷 증권사이트에서 서로 알게 됐으며, 구씨가 박씨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하나SK카드 고객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던 구씨는 지난 15일 하나SK카드 고객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회사 최고 경영진을 만나게 해주지 않으면 보유하고 있는 고객 신용정보 100만 건을 유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씨가 삼성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 보도를 본 뒤 하나SK카드를 협박할 마음을 먹었으며, 콜센터 측에 자신이 고객 개인 정보를 실제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박씨에게 받은 개인정보 중 6건의 내용을 전화로 불러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씨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