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개인소득이 거의 2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지난달 개인소득이 전달보다 0.1% 줄어들어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블룸버그가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인 0.2% 증가에 못미치는 것으로, 최근 경기회복 둔화와 유럽발(發)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용을 꺼리면서 실업률이 9%선을 웃돌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지난달 소비지출은 0.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난 7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7월의 0.7% 증가보다는 둔화된 0.2% 증가에 그쳤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월가 전문가들은 명목상 소비지출이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물가가 0.2% 오르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달 예상 밖의 개인소득 감소가 향후 소비지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분간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지출이 약세를 보이고 소득마저 하락한 것은 고용이 늘지 않고 임금 상승이 정체 상태를 보인데다,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등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대표적인 경기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경기상황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힌편, 임금은 2009년 이후 최대하락인 0.2% 하락을 기록했고, 저축률도 4.5%로 떨어져 지난 2009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에 머물렀다. 전월은 4.7% 였다.
미 연준이 인플레 판단에 중시하는 지표인 식품, 연료 비용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PCE)은 0.1% 증가, 지난 3월 이후 최소 증가를 나타냈다.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보다 낮았다.
도이치방크 증권의 칼 리카도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신뢰도가 아주 낮은 상태"라면서 "향후 소득과 고용의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경기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어 대형구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