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제 침체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3분기(6~9월)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4조2천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에 비해 매출(40조2천300억원)이 1.9% 늘었지만, 영업이익(4조8천600억원)은 13.6% 줄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예상한 전망치(3조2천억~3조5천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3조5천억원만 되어도 기대 이상이라고 했지만, 그 보다도 영업이익 규모가 훨씬 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크게 선방했다는 평가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17조4천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2조7천600억원)보다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조2천800억원)에 비해 23.7%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각종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10%를 돌파하면서 3분기에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2천600만~2천800만대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하면서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는 것은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또 반도체 부문도 D램 값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원가 경쟁력 제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부가가치(specialty) 제품 판매 호조,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 생산 증가 등을 기반으로 1조3천억원 이상의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 불안 등으로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장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1, 2분기에 이어 3분기째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가는 관련 업계의 감산 등으로 3분기를 저점으로 반도체와 LCD 값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통신 부문도 신제품 출시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3분기 실적 확정치를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