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주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의 사망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예의를 표하기 위해 전략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구글폰)의 미국 내 출시를 연기하고 라이선스 전문가를 특허 전담조직으로 이동시키는 등 일부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화해 모드로 접어들어 특허 소송과 관련해 ’극적 타결’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지만, 호주에서 갤럭시탭10.1이 판매금지 당하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이 다시 초긴장 모드로 돌입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연방법원이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삼성의 태블릿 ’갤럭시탭 10.1’의 잠정 판매금지를 결정하자 삼성전자는 곧바로 법적 대응하겠다며 날을 세웠다.
일부 언론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타계 외에도 삼성전자가 최근 라이선스 전문가를 특허 전담조직인 IP센터(Intellectual Property Center)로 이동시킨 인사 건을 두고 애플과의 화해를 염두에 두고 인사이동을 단행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현재는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3G 통신특허로 애플을 코너로 몰고 있는 상황이라 두 회사가 이 대로 가다가는 모두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또 반도체 분야 최대 고객인 애플과의 소송전을 삼성전자가 장기화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극적으로 화해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날 호주에서 갤럭시탭10.1에 대한 판매금지 결정이 나오면서 삼성과 애플 사이에 다시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애플이 제기하는 소송은 대부분 사용자인터페이스(UI)나 디자인, 상표권과 관계된 것이다.
화면 아래를 쓸어넘김으로써 스마트폰의 잠금 화면에서 홈 화면으로 들어가는 ’밀어서 잠금 해제’ 기능이나, 2개 이상의 손가락을 동시에 인식해 화면을 확대·축소할 수 있는 ’멀티터치’ 기능, 화면을 좌우로 쓸어넘겨 사진첩을 넘겨 보다가 마지막 사진이 나오면 사진이 튕기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포토 플리킹’ 기능 등이 그 사례들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애플이 문제 삼는 기술 대부분은 이미 애플이 아닌 다른 업체가 관련된 원천기술을 지닌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삼성이 제기하는 소송은 이동통신 표준과 관련된 특허가 무기다.
이달 초 프랑스·이탈리아에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서도 ▲전송할 데이터 형식을 안전하게 미리 알려주는 기술 ▲데이터 전송 에러가 발생하면 데이터를 복원하는 기술 ▲전송 데이터의 양이 적으면 묶어서 부호화하는 기술 등 통신 관련 특허를 문제로 삼았다.
애플은 이에 대해 이동통신과 관련한 로열티는 애플의 부품 제공사인 퀄컴과 인피니온 등이 이미 지급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호주에서의 판매 금지 판결로 인해서 양사의 소송전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더 주목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