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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미FTA 직권상정 가능성 시사… "더 이상 중재안 없다"

[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더 이상 협상카드가 없고, 중재안도 없다”면서 본회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당초 일정에 없던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어떤 국회의장이 합의처리를 마다하고, 다른 방법을 선호하겠느냐"며 "(나는) 가지고 있는 화살을 다 쏘았고, 더이상 협상카드나 중재안도 없다"고 여야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처리 방법에 대한) 정식 요구가 오면 결정하겠다”면서 “직권상정을 하거나 강행처리를 하더라도 국회의장이 기울인 협상 노력을 많은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합의처리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여야가 계속해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직권상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 의장은 또 민주당의 ISD 재협상 서명 요구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결정하는건 미국 의회인데 누가 대신해서 (ISD 철폐 약속을) 해주겠다는 것이냐?"면서 "이해할 수 없고 그 대목이 제일 섭섭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에도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대통령이 나서서 강한 의지를 갖고 재협상 요구를 하고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 하면 민주당의 요구는 불식되지 않았느냐"며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질타한 바 있다.

그는 또 비준안의 처리 시기가 다음 본회의 예정일인 오는 24일 또는 내달 2일로 거론되는 데 대해 “누가 12월을 넘긴다고 했냐”고 언급, 이달 내 처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합의처리를 요구해왔던 박 의장이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24일이나 다음달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박 의장에게 비준안 직권상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현재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본회의 직권상정을 박 의장에게 제안키로 했다.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필요한 시기가 되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라며 “의장도 요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