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정인 기자] 워런 버핏이 '오마하의 축제' 혹은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 불리는 버크셔 헤서웨이 주총에 이례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을 참여시킬 예정이어서 그 이유가 주목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내년 5월5일로 예정된 버크셔 헤서웨이의 연례 주총에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제이 겔브, 키페 브뤼예트 앤드 우즈의 클리프 갤런트 및 다우링 앤드 파트너스의 개리 랜섬 등 보험 부문 애널리스트 3명이 참여해 버핏에게 질문한다면서 버핏이 지난 1998-2003년 페인웨버와 모건 스탠리에서 일했던 앨리스 슈뢰더와 정기적으로 접촉한 외에는 애널리스트를 가까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주총에는 일반 주주들만 참석해 거시경제, 규제, 미국 공교육 등 폭넓은 주제를 놓고 질의응답을 나눴다. 그러나 내년 주총에는 대화의 주제를 회사 경영에 집중시키기 위해 3명의 애널리스트를 초대해 질의응답 시간의 3분의 1을 이들에게 할애하기로 했다. 주총에 매년 전 세계에서 3만명이 넘는 주주들이 모이지만 정작 회사에 대한 긴밀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우려한 버핏 회장이 내년 주총에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3명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WSJ는 이에 대해 버핏 회장이 주가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하고, 지난 9월 사상 최초로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1년간 6.9%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3% 오른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WSJ는 주총에 초청된 3명의 애널리스트가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에 대해 '사자' 또는 '시장 수익률 상회'(outperform) 평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버핏이 수수료 등 월가의 문화를 혐오해온 점도 지적했다.
올해 81세인 버핏 회장이 버크셔 헤서웨이의 후계자를 뽑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벅셔해서웨이 주주이자 톰스토리&손의 회장인 톰 스토리는 "오랫동안 버핏이 벅셔해서웨이의 모든 것이었지만 이제는 사업이 훨씬 더 복잡해졌다"며 "16세 소년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중들에게 더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핏은 애널리스트의 주총 참여에 대해 한 회견에서 "대화를 다양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총에서)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주주들에게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WSJ는 전했다.
버핏은 그러나 애널리스트의 주총 참여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고 WSJ는 전했다.
버핏은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밝힐 것"이라면서 그러나 "우리의 목적은 자체적인 연례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