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틀째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이끌었다.
29일 코스피는 41.24포인트(2.27%) 오른 1,856.52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7일 이후 처음으로 1,850선을 회복했다. 최근 이틀간 상승 폭은 80포인트를 넘어섰다.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무디스가 유럽 은행들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투자심리를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유럽 재정위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코스피는 급등했다.
특히 유로존 핵심국가인 독일과 프랑스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유로존 재정통합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호재로 작용했다.
이 방안은 유로존 국가들의 예산 통제를 더욱 엄격히 하는 것으로, 다음 달 초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재정통합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불일치라는 유로존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발권력도 커져 과감한 유동성 공급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만에 `사자'로 돌아서 3천78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액으로는 지난달 28일(4천713억원)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강한 매수세를 보여 1조2천79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1천88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국가ㆍ지자체가 포함된 기타 주체가 강한 매수세를 보여 3천93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서 9천59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비차익거래 모두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 7천85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경기방어주 통신(-0.81%)과 전기가스(-0.68%)를 제외한 모든 업종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화학(3.21%), 운송장비(3.16%), 전기전자(2.94%)의 상승 폭이 컸다. 철강금속, 기계, 건설도 2%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76% 오른 100만5천원으로 100만원을 돌파하며 지난 4일 기록한 고점을 회복했다.
LG화학(6.59%)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6.13%), LG(4.63%), LG전자(4.18%) 등 LG 그룹주도 급등했다. 특히 LG전자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 전 수준으로 주가가 돌아왔다.
현대차는 3.59%, 현대중공업은 4.18% 급등했다.
반면 한국전력, SK텔레콤, 현대글로비스 등은 하락했다.
음식료업종 종목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크게 올랐던 농심은 3%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6.37포인트(1.31%) 오른 492.73을 나타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1억원과 13억원 순매도 한 반면 외국인은 68억원 순매수했다.
운송, 화학, 음식료담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CJ E&M, 네오위즈게임즈, CJ오쇼핑, 에스에프에이, 서울반도체, 포스코ICT, 동서, OCI머티리얼즈 등이 상승했다.
반면 셀트리온, 다음, SK브로드밴드, 안철수연구소, 메디포스트 등은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8.90원 하락한 1,145.4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