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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 현대차 "A/S는 엉망, 수리비는 어마어마...구입 후회해"

[재경일보 김현수 기자]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의 부품값이 턱없이 비싼데다 공급 또한 잘 이뤄지지 않아 현지 소비자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다.

▲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장
▲ LA 오토쇼 현대차 전시장

 

 

 

 

 

 

 

 

 

 

현대차는 올 해 10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작년 동기 45만2703대 대비 20.4% 늘어난 54만5316대를 판매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작년 4.6%보다 1.1% 높은 5.7%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에서의 빠른 성장은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일본차 업체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차 브랜드 가치에 비해 사후 관리가 엉망이고 일본차 업체 도요타와 비교 시 턱없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 글로벌 브랜드로써는 뒤쳐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프터서비스(A/S) 부분에 문제가 많았으며, 지난 21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두 곳의 정비업체에 문의한 결과, 현대차 고객이 미국 현지에서 차량을 수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 미국 내 정비소에서 수리를 기다리는 현대차 아반떼
▲ 미국 내 정비소에서 수리를 기다리는 현대차 아반떼

 

 

 

 

 

 

 

 

 

A정비소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5개월 전 사고가 난 제네시스가 입고돼 부품 주문을 넣었지만 일부 부품이 2개월이 넘어서야 도착했다"며 "경쟁사인 도요타의 경우 부품이 보통 2~3일이면 도착하는데 현대차는 1개월 걸리는 것은 기본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자동차 수리를 맡기면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렌트카 이용 기간이 최장 1개월이라 현대차 보유자와 보험사 간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부품이 너무 비싼 것 또한 문제가 되고 있어 A정비소에서 부품공급처에 쏘나타와 캠리의 앞 범퍼 부품 주문을 넣어본 결과, 쏘나타의 앞 범퍼 가격은 280달러인 반면, 캠리는 282달러 제품과 100달러짜리 제품을 동시에 구입할 수 있었다.

정비소측은 "범퍼의 경우 안전과 큰 관련이 없어 100달러짜리 부품을 구입해도 무관하다"며 "현대차는 부품가격도 비싸고 주문하면 한달씩 기다려야 해서 상당수 운전자들이 정비를 할 때 현대차 구입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현대차 부품값이 비싼 것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부품공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인데,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애프터서비스용 부품은 모두 현대모비스의 정품인증을 받은 제품뿐이다.

반면 도요타는 정품인증을 받은 제품과 애프터마켓용 제품(정품이 아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제품)을 모두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보험사에서도 사용을 권장할 정도여서 대부분 소비자가 이 부품을 이용한다.

이에 수리 비용을 비교한 결과, 쏘나타와 캠리의 신차 가격은 도요타가 비싸지만 수리비용은 도요타가 쏘나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들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공식 딜러들의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LA에 위치한 B정비소 이모 사장은 "도요타 딜러에게 수리를 맡기면 고객의 차 보다 좋은 차를 렌트카로 제공하는데 현대차는 그렇지 않다"며 "수리를 하다보면 현대차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은 들지만 역시 서비스가 엉망이라 글로벌 브랜드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가톨릭대 경영학과 김기찬 교수는 "1989년 일본에 렉서스 브랜드를 출시한 도요타가 독일 명차의 틈바구니에서 성공한 원동력은 바로 애프터서비스 때문이다"며 "기술적으로는 인피니티가 렉서스보다 좋았지만, 렉서스는 애프터서비스에 집중한 결과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현대차가 중소형 차량 분야에서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이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하려면 판매 이후 관리를 어떻게 하는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