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5일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
무역 1조 달러 돌파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9번째이다. 또 1조 달러를 달성한 8개국 가운데 작년 이를 유지한 국가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등 6개국에 불과했다. 한국도 쟁쟁한 세계의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역 1조 클럽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15시 30분 현재까지 통관 기준 올해 수출입 누적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수출 5천150억 달러, 수입 4천85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48년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지 63년, 또 1962년 1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수출 주도의 경제개발에 매진한 지 50년 만의 쾌거다.
지경부는 "1조 달러 달성은 대외적으로 한국이 거대 선진 경제권에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국격 상승의 지표인 동시에 한국제품에 대한 후광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징적인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며 "올해 8월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남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됐지만 철강, 자동차,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신흥국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흔들리던 1조 달러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올 한해 전체로는 수출 5천570억 달러, 수입 5천230억 달러로 무역규모 1조800억 달러, 무역흑자 3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경부에 따르면, 세계경제 불확실성 상존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가능성, 신흥국으로의 시장권력 이동, 기술의 융·복합화, 글로벌 네트워 크의 급속한 진행이 무역전선의 새로운 도전과제로 등장함으로써 향후 한국경제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또 대기업 중심의 무역과 수출의 고용창출력 저하 등으로 무역의 성과가 중소기업과 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현상은 미래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경부는 이러한 점에서 지난 50년의 기적같은 성장을 가능하게 한 국민과 기업의 도전정신과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산업과 무역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날 연간 무역규모 1조 달성 브리핑에서 "근로자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무역 1조 달러는 분명 국민적 자긍심을 갖게 하는 자랑스러운 역사적 사건이지만 2조 달러의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과 남긴 과제들에 주목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제부터 대한민국의 무역은 성장의 온기가 근로자, 국민 모두에게 스며들 수 있는 따뜻한 무역이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오늘 1조 달러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라면서 "따뜻한 무역을 향한 새로운 무역비전과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