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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유럽 신 제정협약 회의론 부각되며 1,860선 후퇴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내놓은 신 제정협약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며 1,860선으로 밀려났다.

S&P와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EU 정상회의에 대해 혹평한 데다, 시장에서도 ECB 역할 확대나 유로본드(유럽 공동채권) 발행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간밤의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증시도 급락한 것도 코스피에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가 MSCI신흥시장 지수가 올해들어 전날까지 20%가량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7.3% 하락하는 데 그쳐 밸류에이션(실적 추정치 대비 주가)이 높아졌다며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평균(equal-weight)'으로 하향조정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13일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35.70포인트(1.88%) 하락한 1,864.0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EU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신(新)재정협약 합의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진 탓헤 하락세를 보였다.

무디스는 신재정협약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EU가 위기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결정적인 정책수단을 제시하지 못하면 내년 초 EU 국가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EU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더 강력한 부양책이 마련돼야 한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양쪽 부문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피치 또한 신 재정협약만으로는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신평사들의 부정적으로 평가로 전날 미국과 유럽의 증시가 급락한 것도 코스피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34% 하락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49%, 1.31% 떨어졌다. 영국의 FTSE100지수는 1.83%, 프랑스의 CAC40지수는 2.61%, 독일의 DAX30지수는 3.36% 급락했다.

이후 모건스탠리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면서 지수가 1,863.77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서는 1,870선을 유지하는 듯했지만 장 막판 외국인 매도로 인해 1860선에서 마감했다.

외국인은 2천7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천916억원, 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강한 매도세를 보여 7천87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현ㆍ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1.5 안팎까지 악화되자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천881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비차익거래를 합한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는 2천443억원이었다.

의료정밀(1.75%)과 종이목재(0.14%)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 지수가 하락했다. 그 중에서도 운송장비(-3.35%), 운수창고(-2.91%), 섬유의복(-2.45%), 철강금속(-2.06%)의 낙폭이 컸다.

전날 크게 올랐던 전기전자(IT) 업종도 2%대 하락으로 돌아섰고, 금융업도 2% 가까운 하락세로 마감했다.

건설업, 음식료품, 화학, 비금속광물업종 등도 1%대 약세를 보였고 기계업종은 소폭 내림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S-Oil(-4.89%), SK이노베이션(-4.44%) 등 정유주가 크게 하락했다.

전날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3.14%)도 크게 떨어졌고, 현대차(-3.88%), 현대모비스(-3.32%), 기아차(-2.76%) 등 대형 자동차들도 2~3%대 하락했다. 현대중공업(-3.58%), 신한지주(-3.34%) 등도 3%대 약세를 보였다. 포스코(-1.89%)와 한국전력(-1.34%)는 1%대 하락했으며,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D램 현물가격 강세 소식에 1.80% 올랐으며, 삼성물산과 NHN도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주요종목 가운데서는 보유하고 있던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한 삼성카드(-5.88%)가 급락했다. 반면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지분을 사들인 KCC는 1.23% 올랐다. 삼다수 계약해지 우려에 농심도 5%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8개를 포함해 225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4개 등 616개 종목이 내렸고 62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92포인트(0.76%) 하락한 511.30을 나타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운영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박근혜 복지 테마주'로 분류되는 아가방컴퍼니(8.68%)와 보령메디앙스(3.75%)가 오늘도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1원 오른 1,154.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