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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소니, LCD 패널 합작관계 정리하고 새 제휴 체결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TV용 LCD패널 생산을 위한 합작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소니와 합작해 설립한 패널 합작사 S-LCD를 정리하기로 의결하고, 소니가 보유하고 있는 S-LCD 지분 3억2천999만여주(1조800억원 상당)를 전량 매입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소니에게 주식인수대금 1조822억원을 지불하며, 행정절차를 거쳐 다음달까지 정리 작업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S-LCD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에서 삼성전자가 경영하는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됐다.

양사의 결별은 TV사업에서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양사의 실적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사의 합작사인 S-LCD는 TV용 LCD 패널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소니에 각각 절반씩 공급하고 있지만, 소니 TV사업부가 7분기 연속 적자에 누적 손실액이 6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 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9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소니는 S-LCD보다 다른 곳에서 LCD 패널을 사오는 것이 비용 절감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삼성전자와의 결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S-LCD는 지난 2004년 4월 삼성전자와 소니가 TV용 대형 LCD패널 시장 주도권 장악과 안정적인 LCD 공급을 위해 합작 설립한 자본금 3조3천억원의 회사로, 삼성전자가 지분 50%+1주, 소니가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S-LCD는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1870×2200mm) 패널에 이어 지난 2007년 8세대(2160×2460mm) 패널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전세계 LCD TV 시장을 장악했다.

충남 탕정에 2개 공장(7세대·8세대)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1조3천700억원에 달한다. 주로 40인치대 LCD TV용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소니는 S-LCD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총 1조9천500억원을 투자했으며, 전체 필요한 LCD 패널의 절반 정도를 이곳에서 공급받았다.

삼성전자는 합작관계를 청산하는 대신 소니와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LCD 패널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급하는 새로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두 회사는 LCD 패널에 대한 안정적 수요와 공급 기반을 확보하게 됐고, 그동안 S-LCD를 통해 꾸준히 지속돼 왔던 기술 협력 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LCD 패널 생산과 사업운영의 효율성, 유연성, 대응 스피드 등을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소니는 S-LCD 지분에 대한 투자금액 회수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운영 자금 확보와 공장운영 비용 및 운영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전략적 LCD 패널 공급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로부터 시장가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LCD 패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돼 양사가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 지속 강화를 위한 새로운 LCD 패널 동맹구축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