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이탈리아가 28일(이하 현지시간) 국채 입찰에 나서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국채 발행에 실패하거나 예정된 규모를 발행하지 못할 경우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큰 어려움 없이 국채 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발행 금리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이탈리아의 이자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발행성공 여부보다는 발행금리가 얼마나 될 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ECB 장기대출 프로그램 시행 후 첫 국채 발행 나서
이탈리아는 28일 50억~85억유로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에 나선다.
이번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시행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유럽 국채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권에 3년 만기 장기대출 4천890억 유로를 배정해 지난 22일부터 대출을 시작했다. 이 대출금은 3년간 1%의 고정금리로 유럽 523개 은행에 공급된다.
이번 ECB의 조치로 유럽은행들은 보유 국채를 급하게 팔지 않아도 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또 보유 국채를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는 방식이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국채가 많을수록 유리할 수 있다.
ECB 조치로 인해 유럽 국가들도 국채 상환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출 프로그램으로 유럽 국가들의 차환 또는 신규 국채 발행에서 유럽은행의 참여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국채 발생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근 위기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도 국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페인 재무부는 지난 20일 3개월과 6개월 만기 국채 총 56억4천만 유로를 발행했다. 이는 애초 발행 목표 35억~45억유로를 크게 웃돈 것이었고 발행 금리 수준도 지난 11월보다 크게 낮았다.
◇ 이탈리아 10년물 금리상승이 불안요인
따라서 국내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 성공 여부보다는 발행금리 수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발행 금리가 스페인처럼 예상보다 떨어질 경우, 유럽 안정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발행 금리가 높을 경우 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져 시장이 또 한 차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국채의 유통 금리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분위기는 좋지 않은 편이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3일 6bp 오른 6.98%를 기록하며 다시 위험 수준인 마의 7%에 근접했다. 국채 발행을 앞두고 시중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심리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높은 금리 수준은 이미 시장에서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어, 발행금리가 높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박중섭 팀장은 "이탈리아 국채의 유통금리가 계속 높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발행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발행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지더라도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