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코스피, 유럽 재정위기 속 약보합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며 종일 횡보하다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이 하락 압박을 막았다.

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의 발생 우려에 백신, 진단시약, 방역, 수산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SNS 등 정치테마주도 계속해서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48포인트(0.13%) 하락한 1,863.74로 장을 마쳤다.

거래대금은 4조7천937억원에 그쳐 10거래일 연속 5조원을 밑돌 정도로 투자자들의 경계와 관망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1,875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선데다 개인도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하락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분기마다 기준금리 전망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스페인 정부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대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설'이 스페인 일간지 보도를 통해 나온데다, 유럽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 예치하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이 사상 최고치인 4천530억 유로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초단기 예금이 급증한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돈을 빌려주기보다 맡기는 은행이 늘어났다는 의미여서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화학과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천67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은 2천3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437억원을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1천128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가 1천927억원 매수 우위로 총 3천55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상승 업종이 더 많았다.

한국전력(3.84%)과 한국가스공사(3.54%), 지역난방공사의 강세에 힘입어 전기가스업종이 3.40% 올랐다. 이어 화학, 철강ㆍ금속, 기계 등이 1% 올랐다.

의약품, 의료정밀, 섬유의복, 운수창고, 건설, 보험, 종이목재, 증권, 비금속광물, 유통 등도 상승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1.74%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은행(-1.22%), 통신(-0.60%), 운송장비, 금융 업종도 약세였다.

시가 총액 상위종목들도 강세 종목이 많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제재 추진으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SK이노베이션(2.66%)과 S-Oil(4.29%), LG화학, GS 등 정유화학주들이 2~4% 상승했다.

포스코와 하이닉스, 현대모비스, KB금융, 삼성생명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최근 단기급등에 부담으로 외국인 매물이 쏟아진 삼성전자는 2.31% 하락해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전날 유럽 금융주가 급락한 영향을 받아 하나금융지주(-3.20%), 신한지주(-0.86%) 등 시가총액 상위 금융주의 흐름도 좋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소식에 이틀째 하락했고,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도 약세를 이어갔다.

기아차, 현대중공업, KT, LG전자도 약세를 보였고 현대차는 보합세였다.

한국전력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에다 9일째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3.84% 뛰었다.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한국가스공사도 3.54% 올랐다.

주요종목별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주 연속 반등해 태양광업체 OCI(3.42%), 한화케미칼(1.01%), 오성엘에시트 등 태양광 관련주가 올랐다.

코오롱건설이 코오롱글로벌 출범 효과 기대감으로 11.9% 올랐고, 슈넬생명과학은 자회사의 조류독감 항체의 미국 특허 출원 소식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류독감 소식에 동원수산과 신라에스지, 한성기업 등 수산관련주나 조류 대체식품 생산 업체 주도 많이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를 비롯해 465개 종목이 올랐다. 371개 종목은 하락했으며 72개 종목은 보합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보다 5.66포인트(1.10%) 상승한 521.96에 마감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경기도 이천에서 오리 110마리가 폐사하는 등 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의 발생 우려에 중앙백신(14.9%), 제일바이오(14.8%), 대성미생물(14.9%) 등 백신주(株)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닭고기 업체 주가는 내려갔다.

이글벳, 파루 등 진단시약, 방역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필링크와 가비아, 인포뱅크, 오늘과내일, 케이아이엔엑스, 이루온, 나우콤 등 SNS 관련주가 총선과 대선 등으로 활성화 기대감이 작용하며 연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불리는 바른손과 에이엔피가 급등했고, 최대주주 조현정 대표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비트컴퓨터는 7거래일째 상한가로 치솟았다.

피제이메탈이 포스코로부터 대규모 공급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리아나는 항노화 기능 기술 개발을 호재로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iMBC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MBC 방송 프로그램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으로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52개를 포함해 589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종목 2개 포함해 370개 종목을 떨어졌으며 58개 종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높아져 전 거래일보다 4.1원 오른 1,152.7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