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노형식 기자] 지난 한해 수도권과 지방 5대 광역시 가운데 서울, 부산, 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열기도 식어지자 건설업계가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를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등 5대 광역시에 공급된 새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서울·부산·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2011년 분양가가 2010년보다 내려갔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울산은 2010년 3.3㎡당 991만원에서 작년 833만원으로 분양가가 158만원이 떨어지면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인천은 3.3㎡당 1천169만원에서 1천24만원으로 146만원, 경기도는 3.3㎡당 1천132만원에서 1천65만원으로 67만원 감소했다.
광주와 대구 역시 3.3㎡당 각각 8만원과 3만원씩 하락했다.
주변 시세에 시행사의 금융 비용과 땅값 상승분, 새집 프리미엄, 건축자재 물가인상률 등이 더해져 아파트 분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지난해 분양가가 뒷걸음질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오르는 게 정상인데 안 팔리니까 떨어진 것"이라면서 "일반 분양은 시행사 마진을 줄이고 시공 옵션을 빼서 원가를 낮추고,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조합원들이 부담금을 더 내는 식으로 고통을 분담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과 부산, 대전에서는 분양가가 올랐다.
서울은 비싼 땅값으로, 부산은 '부동산 붐'이 일어나, 대전은 세종시 호재로 평균 분양가가 올랐다.
서울은 지난해 평균 분양가가 3.3㎡당 1천731만원으로 30만원 올랐다.
대전과 부산은 3.3㎡당 분양가가 883만원과 818만원으로 각각 162만원, 148만원 승상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소장은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건설사들이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를 내려 시세보다 분양가를 비싸게 받는 관행이 깨졌다"면서 "작년 지방 분양시장 호황에는 분양가 현실화도 한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