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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저축은행서 압수한 2천억대 선박(벌크선) 매각 추진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영업정지 저축은행에서 압수했던 2천억대의 대형 선박(벌크선)을 매각한다.

저축은행 정리 과정에서 수십조원의 예금보험금을 고객에 지급한 탓에 보험금 확충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박을 매각한다 할지라도 헐값에 매각할 수 밖에 없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영업정지된 부산ㆍ부산2ㆍ중앙부산ㆍ대전ㆍ전주저축은행에서 압수한 시가 2천여억원 규모의 벌크선 7척을 매각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매각을 추진 중인 선종은 수프라막스급(4만~5만t)에서 캄사르막스급(8만~9만t)에 이르는 중대형 선박으로, 척당 시가가 약 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보는 이들 벌크선의 매각 시점을 선정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관련 업체를 선정 중이며, 상반기에 선박 매각 계획이 수립되면 매물로 내놓을 방침이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으로 인해 해운 시황이 최악이어서 선박들을 매물로 내놓아도 거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매매도 쉽지 않지만 매매를 해도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벌크선은 해운 시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4~5년 전만 해도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당시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매입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은 해운 호황기에 벌크선이 돈을 된다는 판단에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해운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해운 시장이 가장 좋지 않아 벌크선 가격 또한 6~7년 만에 가장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 벌크선을 판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