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자동차업계 등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제품 중 약 절반 가량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타 독성물질을 함유한 제품도 적지 않았다.
금속노조와 노동환경연구소는 22일 2010∼2011년 전국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8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작성한 발암물질 진단사업 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사용 중인 제품 1만2천952개 중 발암물질이 함유된 제품은 전체의 47.7%에 달했고, 기타 독성물질 함유 제품도 7.3%였다.
발암물질 중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하거나 발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 1∼2급 발암물질 함유 제품은 전체의 12.3%였다.
1급 발암물질이 중 가장 많은 제품에 함유된 물질은 주로 도료 제품에 포함된 실리카로, 전체의 4.06%인 524개 제품에서 발견됐다.
실리카는 폐암을 일으키거나 식도 및 췌장에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다.
실리카에 이어 60개 제품에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포름알데히드가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됐다.
금속노조는 특히 화학물질 고유번호가 없거나 영업비밀을 이유로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질을 포함한 제품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 실제 사업장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면밀한 현장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집단 산업재해 신청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로 하고 오는 5월 4차 직업성 암 집단 산재 신청을 준비 중이다.
한편, 금속노조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직업성 암 의심사례 80건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으며 현재 8건이 승인을 받았다.
금속노조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발암물질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근로자가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설비를 개선하는 방안을 각 사업장에서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