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고조로 사흘째 하락, 전날 간신히 지지했던 2,000선을 내주고 1,980선까지 밀려났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네마녀의 날, 쿼드러플 위칭데이)인 8일을 앞두고 쏟아진 경계매물도 지수에 부담이 됐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1포인트(0.91%) 내린 1,982.1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 확산 속에 전날보다 31.64포인트(1.58%)나 급락한 1,968.72에 개장한 이후 개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로 낙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1,980선으로 올라서는 데 그쳤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수급 악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국채 교환 협상 시한이 임박했지만 일부 채권단이 반대하고 나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재부각된 것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이 이뤄지려면 2천60억유로의 국채를 신규 채권으로 교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채권단의 75% 이상이 교환에 동의해야 하지만 일부 채권단이 동참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오는 20일 144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에 국채 교환이 타결돼 2차 구제금을 전달받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국채 교환 협상에서 민간 채권단을 대표했던 국제금융협회(IIF)는 국채 교환이 실패하면 유로존에 대한 충격이 1조 유로(한화 1천482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3천776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사흘 연속 매도 행진을 벌여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각각 3천503억원, 1천36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프로그램 매매가 차익 거래에서 1천763억원, 비차익 거래에서 3천20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4천971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0.56%), 섬유ㆍ의복(0.45%), 보험(0.39%), 종이목재(0.19%)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약세였다.
화학(-1.82%), 전기가스(-1.55%), 철강ㆍ금속(-1.51%), 유통(-1.35%) 등이 많이 내렸다. 유통업, 운수장비, 의료정밀, 운수창고, 은행 등도 1% 대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0.68% 내린 117만2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각각 3.32%, 3.01% 급락했다. S-Oil(-3.17%)도 3%대 낙폭을 보였으며, SK이노베이션(-2.25%), 호남석유(-2.20%)는 2% 이상 빠졌다.
이 밖에 현대차(-1.62%), 포스코(-1.34%), 기아차(-1.39%), 하이닉스(-1.02%) 등이 1%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에 LG전자가 실적 개선 기대로 2.71%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삼성생명도 외국인 순매수로 1.35%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케이비물산이 파산신청 취하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고, GS건설이 해외 프로젝트 착공 지연이라는 악재가 해결 국면에 진입했다는 증권가의 분석에 3.63%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상한가 4개 등 28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537개 종목이 떨어졌다. 78개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1.14포인트(0.21%) 내린 532.48로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완리가 신제품 매출 기대감에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상승종목은 상한가 21개 등 431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5개 등 534개, 보합종목은 51개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오른 1,12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