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노형식 기자] 지난해 초 '전세대란'을 초래했던 수도권 중형 전세 아파트가 올해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둘째주까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0.15% 오르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87% 급등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중형 아파트의 상승률 둔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둘째주 현재 면적별 아파트 전세가격을 보면, 전용면적 60~85㎡의 중형 아파트는 전년 말 대비 4.23% 올라 60㎡ 이하 소형 아파트(4.18%)와 85㎡ 초과 대형 아파트(3.19%)를 제치고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60㎡ 이하 아파트 전셋값이 0.52%, 85㎡ 초과 아파트 전셋값이 0.06% 각각 오르는 동안 60~85㎡는 단 0.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중형 전세 아파트가 1년만에 상승률이 가장 떨어진 것이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중형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져 올해 3월 둘째주 현재 강남구의 60~85㎡ 중형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4.69%나 급락했고, 양천구 중형 아파트도 0.51% 떨어졌다.
이처럼 올해 중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안정 또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전세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것에 대해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겨울방학 전세난의 핵심요인인 학군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선호학군인 강남과 양천을 중심으로 중형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작년에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부담을 느낀 중형 수요자들이 대형이나 소형 아파트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학군수요가 잠잠해 강남으로 새로 유입하는 전세수요도 거의 없었다"고 진단했다.
또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지연으로 싸게 전셋집을 내놓은 임대인들이 증가한 것도 중형 아파트 전세가격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