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5공 핵심 인사들이 지난 8일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육사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을 두고 군형법상 반란 및 내란죄로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은 전 전 대통령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며 군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등 온라인이 비난 여론으로 발칵 뒤집혔다.
특히 대통령 재직시절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1997년 2,200여억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았지만 532억 원만 납부하고
자신의 남은 재산은 29만원뿐이라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한 전력으로 인해 '29만원 할아버지'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이 육사 발전 기금으로 1천만원 이상 출연한 육사동문 명단에 오른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육사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를 비롯한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참총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들은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당시 임석상관인 육사 교장 옆자리에 서 있던 전 전 대통령의 앞 자리에는 의전 테이블까지 마련됐으며, 생도들이 단상 앞에
이르러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치자 손뼉만 쳤던 참석자들과 달리 생도들에게 경례로 화답하면서 사실상 '사열'하는 장면이
한 종합편성채널(jtbc) 뉴스에 보도됐다. '사열'(査閱)은 임석상관 자격으로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등을 열병과 분열을 통해 살핀다는 군사 용어이다.
전 전 대통령은 또 행사가 끝난 뒤 만찬에서 "축배를 한잔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건강과 소원 성취를 위하여!"라며 축배 제의까지 하는 당시 행사의 주인공처럼 행동했다.
누리꾼들은 jtbc가 보도한 전 전 대통령이 경례로 화답하는 장면을 캡쳐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 나르면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5ㆍ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들도 "5공의 부활극이다. 육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진보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두환 육사 생도 사열, 일파만파"라는 제목으로 "국군의 수뇌부가 될 사람들이 내란수괴에게 경례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육사발전기금(이사장 김진영) 측은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한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을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초청했다.
이와 함께 법원에 총 금융자산이 예금 29만원 뿐이라고 신고했던 전 전 대통령이 육사 발전 기금으로 1천만원 이상 출연한 육사동문 명단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에는 1천만원~5천만원 미만 출연 동문으로 11기 출신인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육사발전기금 측은 이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이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모두 1천만원의 기금을 냈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뇌물죄와 군형법상 반란 및 내란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천205억원을 추징금 2천628억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최근 손녀 전수현씨의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초호화 결혼식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비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 홀은 '연예인 결혼식장'이라는 별칭까지 가지고 있는 곳으로, 식대는 1인당 최저 7만5천원부터 시작되고 부가세와 봉사료를 포함하면 한 사람당 10만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수준의 결혼식장이다.
전수현씨의 아버지는 전 전 대통령 큰 아들로 대형 서점 체인 '리브로'를 계열사로 국내 최대 출판 그룹인 시공사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