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필리핀이 31일 중국의 거센 반발 속에 강행한 남중국해 분쟁도서 개발 입찰에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불참했다.
호세 라유그 필리핀 에너지 차관은 이날 남서부 팔라완 섬 해상의 3개 광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입찰에 마닐라 마카티에 본사를 둔 헬리오스 퍼트리올리엄과 가스콥이 2개 광구에, 필렉스가 1개 광구에 각각 응찰하는 등 글로벌 기업이 아닌 필렉스 등 필리핀 업체들만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사전심사를 통과한 이탈리아 ENI 등 15개 글로벌 대형업체들이 거대시장인 중국을 의식, 양국의 영유권 분쟁에 대한 우려로 아예 입찰에 모두 불참했다.
홍콩의 에너지 전문가는 "어떤 기업도 중국을 자극, 거대 시장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감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해 대상해역에서 필리핀 탐사선을 추방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기업들이 부근 해역에서 탐사행위를 하려면 먼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외국기업들을 압박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특히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필리핀의 석유가스개발 국제입찰과 관련, "중국의 행정권이 미치는 수역에서의 어떠한 탐사도 불법"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입찰 대상해역이 모두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곳이라며 입찰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