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유럽과 미국을 넘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 수준에 근접하거나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사태(2008년 9월)를 전후로 해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2008년 2분기 0.4%, 3분기 0.2%, 4분기 -4.6%, 2009년 1분기 0.1% 등 0%에 근접했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13일 국내외 경제 예측기관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0% 수준에 머물거나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0.4% 성장하는데 그치며 지난 1분기 0.9% 성장에서 반 토막이 났다.
삼성증권 허진욱 책임연구위원은 "3분기에 전기 대비 0.1~0.2% 경제성장률을 예상한다"며 "내수 부양이 없으면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둔화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446억 달러를 기록, 수출 감소 폭이 2009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외국계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1.8%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외국계 주요 투자은행(IB),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경제 전문가들도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2분기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0.4% 안팎에 머물거나 상황이 더 나빠지면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도 2%대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주요 외국 IB들의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치는 이미 2%대로 떨어졌으며, 노무라와 BNP파리바는 최근 올해 연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5%로 하향 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거시경제담당 부문장은 "3분기 성장률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제로나 마이너스 수준으로 가면 굉장한 충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